바빠지는 사람들…커지는 오디오콘텐츠 시장

동영상콘텐츠보다 가격 부담 적고 다른 업무와 병행 가능한 멀티태스킹콘텐츠
스마트폰‧AI스피커 보급률 높아지며 급성장
구글부터 네이버까지 국내‧외 IT공룡도 뛰어들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고, 운전이나 업무 등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AI)스피커 등 오디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팟캐스트 청취자는 월간 7300만 명으로 12세 이상 미국인의 약 26%를 차지했다. 2013년 이용자(3200만)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2년에는 월간 1억3200만 명이 팟캐스트를 들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광고 수입도 지난해 4억2백만 달러(우리 돈 약 4669억원)에서 2022년 887만 달러(1조302억 원)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세도 무섭다.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지난 4월 기준 유료 콘텐츠 결제건수는 35만 건으로 2017년 7월 유료 콘텐츠 결제 기능을 출시한 첫 달(4만건)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유료 오디오 콘텐츠 채널은 4백 여개였지만 올해는 4배 가까이 늘어난 1500여개다.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오디오클립'의 전체 채널수와 클립수도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0%, 500% 늘었다. 오디오클립 앱 다운로드수와 일평균 재생수, 일평균 사용자수도 전년 대비 각각 300%, 200%, 250% 성장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우 이제훈이 '노르웨이의 숲' 오디오북 스페셜 클립을 녹음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오디오 콘텐츠의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오디오북이나 시사·교양, 교육용 콘텐츠가 기존 오디오콘텐츠의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연예인이 참여하는 콘텐츠가 크게 늘고 있다.

네이버는 방송인 권혁수와 허경환, 하하‧별 부부가 진행하는 오디오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을 국내 최조로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며 배우 이제훈을 스폐셜 낭독자로 내세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팟빵은 지난달 프로파일러가 주요 살인 사건에서 범인들의 심리를 역추적 해보는 프로그램 '검은방'을 런칭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팽창은 생산과 소비의 낮은 진입장벽이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오디오 콘텐츠는 동영상 등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종이책보다도 부담이 적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즐기더라도 데이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콘텐츠 생산 비용도 다른 콘텐츠보다 적어 다양한 콘텐츠가 비교적 쉽게 시장에 공급될 수 있는 구조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이 2017년 11월 이용자 1449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멀티태스킹 콘텐츠라는 특징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 확대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2017년 팟빵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3%가 팟빵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며 집안일과 운전, 야외활동 등을 함께 했다고 답했다. 오디오콘텐츠가 영화나 책 등과 경쟁하는 콘텐츠가 아니라는 의미인데, 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여주는 콘텐츠의 특징으로 분석된다.

콘텐츠 이용 플랫폼의 확대도 오디오콘텐츠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AI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의 핵심 콘텐츠가 오디오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구글과 아마존, 네이버 등 오디오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업체 대부분은 자사 AI 스피커를 내세워 시장 장악을 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오디오 콘텐츠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오디오 콘텐츠가 국내에서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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