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서희 송치 지시 추가 정황 드러나

한 씨 마약검사 결과, 추가 송치…경찰 "수사 안 끝난 정황"
한 씨만 8월 송치…나머지 11명은 10월 검찰에 넘겨져
한 씨만이 유일하게 기소 중지…4명 불기소·28명 타관 이송

검찰이 3년 전쯤 마약 혐의로 체포된 한서희 씨 사건을 자신들이 하겠다며 넘기라고 했다는 경찰의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정황들이 확인됐다.

마약 구매 의혹을 받는 비아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이 점차 검찰로 향하고 있다.

조은석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그동안 진행한 세월호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 "한서희 사건 수사 끝내지도 못하고 檢에 넘겨"

21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16년 8월 한 달동안 검거해 불구속 입건한 마약사범 12명 가운데 한 씨만이 유일하게 검거 9일 만인 8월 31일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나머지 11명은 모두 10월에 송치됐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송치된 A 씨는 체포 45일 만인 10월 9일 검찰에 넘겨졌다. 한 씨와 비교하면 36일이나 차이가 난다.

특히, 경찰은 9월 7일 한 씨에 대한 마약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회신받고 다음 날 검찰에 추가 송치했다. 결과는 역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검찰은 또 경찰이 8월부터 2달 동안 검거해 불구속 입건한 31명 중 3명을 불기소 처분하고 28명을 피의자 주거지 관할 검찰로 이첩했다. 하지만 한 씨는 주거지가 서울이었는데도 관할 검찰청으로 이첩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경찰은 이를 두고 "검찰이 한 씨 사건을 빨리 넘기라고 했기 때문에 수사를 다 끝내지도 못하고 추가 송치한 정황들이다"라고 주장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 사건 수사전담팀도 검찰이 한 씨와 비아이 사건을 빨리 넘기라고 했다는 담당 경찰관들의 주장에 대해 "굉장히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담당 강력팀장이 당시 팀원 3명 앞에서 수원지검 검사에게 전화를 받은 뒤 팀원들에게 한 씨 사건을 검찰에 넘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수사전담팀은 "한 팀원이 '비아이도 넘기는 겁니까'라고 묻자 팀장이 '그렇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담당 형사들은 수사가 덜 된 상태에서 넘기라고 해 수사보고 등 모든 작업을 부랴부랴 오전에 다 끝냈다"고 덧붙였다.

최서희. 양현석 YG 대표이사직 사퇴 (이미지=연합뉴스/최서희SNS)
◇ '부실 수사 의혹' 경찰에서 검찰로 확산

용인동부경찰서는 당시 검찰에 한 씨 사건을 송치하면서 비아이에 대한 수사보고서도 함께 넘겼다.

특히, 한 씨가 송치된 날 작성된 이 수사보고서에는 비아이의 본명이 적힌 제목에 이어 한 씨가 YG 소속 가수 김한빈, 일명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구입해 전달했고 이를 의심할 만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겼다.

또 변호인과 다시 출석해 횡설수설하며 석연치 않게 이전 진술을 번복하고, 변호인이 한 씨 옆에서 모호하게 진술하도록 메모를 해주는 듯 보였다는 내용도 적혔다.

하지만 검찰은 9월 한 씨를 조사가 아닌 면담만 한 차례 진행했다. 이마저도 한 씨가 당시 너무 울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씨는 검찰이 다시 불러 조사하지 않는 동안 이번엔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과 4차례에 걸쳐 또다시 대마초를 흡연했다.

검찰이 같은 해 12월 한 씨를 조사하기 위해 다시 연락을 취했을 때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이에 한 씨는 당시 불구속 송치된 32명 가운데 유일하게 시한부 기소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한 씨는 이듬해 3월 귀국하자마자 빅뱅 탑의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체포돼 구속됐다.

검찰은 당시 경찰에 한 씨와 비아이 사건을 넘기라고 했다는 정황과 부실 수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도 한 씨에 대한 송치 지휘 기록이 없다"면서 "경찰이 별도의 내사 첩보 보고를 작성했으면 비아이를 불러 조사하는 등 끝까지 내사를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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