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 불러" "화장 진하게 해"…'직장내 성희롱' 年700여건 접수

하루 2건 꼴로 신고 쏟아져…처벌 원하는 마음에 실명 신고 더 많아
가해자 대부분은 남성, 사업주 또는 직장상사

"오빠라고 불러라" "일 끝나고 따로 만나자" "짧은 치마 입고 출근해라" "화장 진하게 해라" "거래처 회의 분위기 살리려면 여직원이 들어와야지".

고용노동부가 지난 일년간(2018년 3월 8일~2019년 3월 7일) '직장내 성희롱 익명 신고 센터'를 통해 접수받은 717건의 신고 내용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내 성희롱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월 평균 60건, 매일 2건 꼴로 꾸준히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신고는 이례적으로 익명(294건)보다 실명(423건)신고가 더 많았다.

신고자들로서는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특성상 혹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익명 신고 기능을 제공했는데도 오히려 실명 신고가 많은 이유는 뭘까. 노동부 관계자는 "행위자에 대한 조치 및 사업장을 지도·감독 해 달라는 의지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성희롱 신고 사업장은 공공 부문이 59건(8.2%), 민간 기업이 658건(91.8%)이었다. 민간 기업을 규모별로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이 116건(16.2%)으로 가장 많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이 93건(13.0%), 50~300인 사업장이 85건(11.9%) 순으로 나타났다.

익명신고의 특성상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행위자의 성별은 남성(남성추정 28.7% 포함)이 54.2%, , 여성(여성추청 2.0%)이 6.5%였다. 또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여성추정 14.5% 포함)이 67.4%, 남성(남성추정 1.5% 포함)이 7.2%였다.

이를 교차분석하면 여성이 피해자이면서 남성이 가해자인 경우가 48.4%, 남성이 피해자이면서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가 1.8%였고, 같은 성별 사이에 발생된 경우는 7.8%에 달했다.

행위자는 사업주, 대표이사로 신고된 경우가 27.1%, 피해자보다 상위 직급인 상사, 임원으로 신고된 경우가 52.4%로 대부분 직장 내 위계관계를 이용해 성희롱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또 행위자가 같은 회사 소속인 경우가 90.8%로 가장 높았고, 원청회사에 속한 경우가 1.5%, 고객, 민원인 등인 경우가 1.5%, 하청업체 0.4%, 기타(확인 어려움 등) 5.7%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고용 형태(중복 응답)는 확인이 어려운 경우(83.5%)를 제외하면 계약직·시간제 노동자가 10.9%, 파견·용역 노동자가 0.6%, 자유 계약자(프리랜서)가 0.3%이고, 구직자(0.6%)인 경우도 있었다.

성희롱 유형으로는 신체접촉과 추행이 48.5%로 가장 높았고,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이 42.0%로 뒤를 이었다. 이를 합치면 중복 응답을 고려해도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신체 접촉과 성적 농담, 음담패설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외에도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거나 성적인 발언을 한 경우 18.8%, 개인적인 만남 요구가 9.5%, 피해자의 연애나 성적 사실관계를 묻거나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가 7.4%, 사회관계망서비스(SNS)·문자·전화 등 방식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사진·영상을 보낸 경우도 5.9%였다.

가해자에 대한 사내 조치사례로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 없이 사건을 무마했다고 한 경우가 24.8%로 가장 높았다. 또 가해자를 징계한 경우는 8.8%에 그쳤고, 성희롱에 비해 경미한 징계나 구두경고 등 불합리하게 조치했다고 신고자가 평가한 경우는 7.4%였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행정지도 305건, 과태료 부과처분 25건, 기소의견 검찰송치 1건 등을 조치했고, 현재 112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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