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와 국내 주택가격 하락의 '복합 충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 국내 금융기관 대부분이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세계·국내 GDP가 기준 시나리오 대비 각각 2.0%와 3.3% 감소하는 동시에 △국내 주택가격이 최대 15.6% 하락한다는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가정해 금융기관의 복원력을 점검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금융업권에서 자본비율이 대폭 하락했다. 은행(BIS 총자본비율) 2.9%p, 저축은행(자기자본비율) 3.1%p, 신용카드(조정자기자본비율) 4.9%p, 보험(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 104.7%p, 증권(순자본비율) 179.4%p 각각 줄었다.
업권별로 세분화하면 은행의 경우 지방은행(2.7%p)이 시중은행(1.7%p)보다 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증권회사의 경우는 대형 증권사(541%p)의 자본비율이 중소형 증권사(103.4%p)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같은 충격이 닥치더라도 업종 모두 자본비율이 규제기준(은행 10.5~11.5%, 저축은행 7~8%, 신용카드 8%, 보험·증권 100%)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금융기관 차원에서는 일부 업권에서 자본비율이 규제기준보다 낮아지는 금융기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비은행에서 은행으로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분기말 현재 자본비율은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 모두 양호한 상태다. 국내 은행의 바젤Ⅲ 기준 총자본비율은 15.84%로 규제비율을 웃돌았고, 원화 및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도 각각 109.6%과 118.9%로 규제기준(100% 및 80%)을 상회했다.
비은행권의 경우 생명보험의 RBC 비율은 1분기말 285.4%로 전년동기(258.2%)보다 상승했다. 상호금융조합(8.1%) 및 여신전문금융회사(19.2%)의 자본비율도 규제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증권회사의 순자본비율은 대형증권사의 기업금융 확대 등으로 전년동기보다 하락(582.9%→527.5%)했지만 여전히 규제기준을 크게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