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20일 출근 길에 한은 청사로비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FOMC 결과는 전체적으로 완화적이라 볼 수 있다"며 "특히 17명 위원 중 8명이 연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점도표 하향조정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하고 기준금리 2.25~2.50%를 동결하되,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을 이유로 연내 최대 0.5%p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의 점도표(기준금리 관련 연준위원 설문)를 공개했다.
이 총재는 연준 회의결과가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늘 같은 답변을 하게 되는데, 연준의 정책변화가 국제금융시장이라든가 글로벌경기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리 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 연준의 변화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한다"며 "그러나 연준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도 이번 의결문에서 불확실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리고 파월 의장은 기자 질의응답에서 '현재로서는 기다림을 지켜보는 게 최선이다'라고 말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연준은 가능한 한 상황을 많이 지켜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지켜볼 상황이란 이달말 있을 G20정상회의에서의 미중 회담결과를 비롯한 세계 경제현황 정보와 지표 등이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 총재는 "연준이 이번에 제시한 점도표 결과는 좀 예상 외다. 인하 의견 거의 절반이 50bp 인하론이라는 것은 우리도 예상 못한 결과"라며 "그러나 '불확실성이 최근 갑작스럽게 늘어나서 좀 더 확인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는 연준의 발표 그 자체가 아마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은 창립기념사가 인하 의지표명인지에 대해 이 총재는 "창립기념사 문구를 우리가 무척 고민했다. 시장에 우리 의도를 정확히 전달해야겠는데 워딩 하나하나가 간단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협상이 6월중 타결 가능성이 낮아지고, 반도체 수출에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도 속보치보다 좀 더 낮은 것으로 추산됐다"면서 "대외여건이 정말 최근 2~3주 사이 급작스럽게 바뀐 게 사실이고, 우리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창립기념사 문구도 그런 상황변화를 반영하려고 의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