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오전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하자예방 및 입주자 권리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입주 시점에서 부실시공 문제가 끊이지 않는 데다, 입주 이후에도 하자 해결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잦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방안은 먼저 입주자 사전방문제도를 법제화해 정식 점검절차로 규정했다. 전문성 등이 부족한 입주자가 해당 주택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사업주체가 사전방문 점검표를 제공하게 했다.
점검 결과 보수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건은 사용검사 또는 입주 전까지 보수를 마치는 한편, 입주시 조치결과확인서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했다. 정해진 시점까지 보수가 끝나지 않았을 때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
각 지방자치단체엔 전문가 15명 안팎로 구성된 품질점검단을 도입, 공유부와 샘플 세대 전유부 점검을 진행하게 된다. 입주자와 사업주체간 분쟁사항에 대해 객관적 판단을 내리되, 이의가 있으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하심위)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사전방문과 품질점검단 점검에서 드러난 부실시공은 사용검사 또는 입주 전까지 보수를 끝마치도록 사용검사권자의 시정명령·과태료 부과권한도 명시된다. 특히 정상적 주거생활이 곤란한 수준의 하자 등이 미보수된 경우엔 사용검사를 유보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 '조정제도'로 운영중인 하심위엔 '재정제도'가 도입된다. 한쪽이 조정안에 반대하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어 소송으로 이어지다 보니, 소비자의 신속한 권리구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재정제도가 도입되면 재정결정시점부터 60일 등 일정기간 안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규모 공동주택 입주자의 경우 조정 결렬시 소송비용 등의 이유로 하자를 계속 다투기 곤란했다"며 "재정 제도 신설로 하심위 단계에서 분쟁을 종결지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령 지하주차장 시공불량이나 가구 하자, 보온재 미시공 등은 하자 범위가 법원판례나 건설감정실무보다 협소해 지금까진 소송이 불가피했지만, 앞으로는 하심위 결정만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관리사무소 등은 하자보수청구내역을 일정기간(각 공종별 하자보수청구기간+5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하고, 입주자에게 열람을 허용하도록 했다. 소유주가 바뀌더라도 하자보수청구권 행사에 제약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하심위의 하자판정결정이 있는 경우 이를 관할관청과 즉시 공유해 곧바로 보수공사 명령이 부과되도록 했다. 업체별 사용검사 이전과 이후 하자 현황은 보증료율 차등화 등 정책자료로도 적극 활용된다.
방안은 또 마감 품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시공관리체계를 마련했다. △공기 지연시 공정관리 강화 △부실시공업체 감리 확충△준공후 발견된 부실시공에 대한 벌점 부과 등이 주요 골자다.
지금까지는 공사가 지연되면 감리자가 만회대책을 수립하더라도 사업주체의 검토만 받아 처리했지만, 앞으로는 사업계획승인권자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해당 공종은 '중점품질관리대상'으로 지정, 감리자가 수시로 확인하도록 했다.
시공사의 부실시공 이력이 일정기준 이상인 경우 감리 인력도 더 많이 확충해야 하고, 우수한 감리인력 선정을 위해 면접평가는 확대된다. 특정 공종 완료 또는 준공후 적발된 법령위반사항에 대해서도 벌점이 부과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반기중 관련법안을 발의하고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 시행할 계획"이라며 "시공사들이 경각심을 갖고 마감 공정에 충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