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유통되고 있는 한국은행권 중 5만원권의 비중은 금액으로는 84.6%(98조3000억원), 장수로는 36.9%(19억7000만장)이다. 금액과 장수 모두 최대 비중이다.
5만원권 지폐는 2009년 6월23일 발행됐다. 직전 최고액권이던 1만원권 발행(1973년) 이후 국내총생산 209대 확대, 소비자물가 14배 상승 등을 감안한 조치다.
사회적 비용 역시 절감됐다. 5만원권 1장이 1만원권 5장을 대체하면서 제조·유통·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이 줄어서다. 제조비용은 1만원권으로 만들 때보다 연간 600억원 안팎 절감된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자기앞수표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절감됐다. 10만원 자기앞수표의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지난해 8000만장으로 급감했다. 사실상 1회용인 자기앞수표는 발행수수료 지급 등 국민 불편을 유발했다.
한은은 특히 5만원권 발행초기 제기됐던 각종 우려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유사한 황색계열인 5천원권과 혼동될 것이라던 우려는 시간이 흘러 국민들이 5만원권에 익숙해지면서 논란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밝혔다.
위조지폐의 발생량이나 정밀도도 딱히 위협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5만원권 위폐 발견장수는 2009년7월부터 올해 3월까지 4447장에 그쳐 전체 위조지폐 발견장수의 9.2% 수준이었다. 5만원권 위폐 대량 적발은 2014년(1351장)과 2015년(2012장) 두차례 있기는 했으나, 2014년에는 부실한 위조로 조기 발견·회수됐고, 2015년에는 위폐 제작과정에서 범인이 검거돼 유통이 불발됐다.
한은은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의 화폐이용 편의 증대, 사회적 비용 절감 등 당초 기대했던 정책효과가 대부분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며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5만원권은 전통적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1만원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금 없는 사회'와의 상충론에는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하기까지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사회적 약자의 지급수단 확보와 재난대비 등 차원에서 현금의 유용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상충된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