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첨탑형 승진 숨통 트일까…경감 '근속승진' 30%→40%

경찰위원회, 17일 회의에서 관련 규정 개정 의결
"30년 일해도 경위" 인사 적체 해소 기대
"경감 이어 경정급 정원도 늘려야 구조 개선" 한계 지적도

. 그래픽
내부 승진이 치열한 경찰조직에서 중간 간부급인 '경감' 근속승진 한도가 현행 30%에서 40%로 높아진다. 경위 이하 계급이 조직의 90% 이상인 '첨탑형' 구조를 개선하고, 하위 직급의 과도한 승진 경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다.

◇"30년 넘게 일하고도 경위로 퇴직"…근속승진 비율 확대

경찰청 경찰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공무원 승진임용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의결했다.

근속승진이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승진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는 경위로 10년 근무하면 경감으로 자동 승진된다. 하지만 규정상 한도가 대상자의 30%라 '무늬만 근속승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수만이 승진하는 경찰의 첨탑형 조직 구조는 매우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경찰관은 모두 11만7617명이었는데, 이 중 90.5%(10만6234명)가 경위 이하의 하위급에 몰려 있었다. 경위만 1만6477명에 달한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경위는 "어느 경찰서를 가도 발에 차이는 게 주임(경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며 "30년 넘게 일하고 50대 중반에 경감을 못 달고 퇴직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 "인사 적체 해소 기대"…제도 한계 지적도

일선 경찰들은 이번 조처로 인사 적체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의 한 지구대 소속 경감은 "결국 예산 부족이 문제였다. 40%가 되면 승진 적체가 꽤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경찰서 소속 생활안전과 경사는 "경감 티오(정원)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시행되기까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근속승진 제도 자체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경감급 간부는 "경장과 경사, 경위 근속승진은 한도가 없는데 경감만 제한을 두고 있다. 공급은 계속 늘어나는데 자리는 부족해 경위가 엄청 늘었다"며 "근속승진 한도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했다.

다른 지구대 팀장급 간부는 "경감 정원을 늘리면 결국 경정급도 함께 늘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적체가 경위에서 경감으로 한 단계 올라갈뿐, 피라미드 자체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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