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16일 오후 국회에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야3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한국당은 국회를 다시 정상화하는 데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전체 국회의석 중 1/5(75석)이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면, 국회의장은 3일 내로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일 개회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국회운영은 교섭단체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제1야당인 한국당이 빠지게 되면, 사실상 임시국회는 '개점휴업'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부터 각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일정, 회의 안건 등을 지정하기 쉽지 않다.
결국 야3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는 한국당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수 있지만 실제 국회를 정상화하는 방법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야3당과 민주당은 일단 국회가 열리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회의를 열고, 국무총리의 추경 시정연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패스트트랙 정국 때처럼 또다시 '패싱'을 당한 한국당은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이 오늘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며 (우리에게) 백기투항을 강요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국민의 마지막 희망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패스트트랙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철회 등이 없으면 국회로 복귀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강경파 일부는 "다시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야가 협상 국면에서 다시 '치킨 게임'에 돌입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한동안 요원한 상태가 되는 모양새긴 하지만, 아직 일말의 합의 가능성을 열려 있다.
민주당이 야3당의 국회소집요구에 당론으로 동참하지 않고, 소속 의원들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동참하도록 했다.
야3당이 당론으로 국회소집을 요구한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그만큼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아울러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목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김현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등도 한국당을 국회로 끌어들일 계기 될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지검장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직접 하거나 지휘하면서 한국당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상태이기 때문에 윤 지검장의 청문회는 한국당으로서는 총력을 기울여야할 부분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총장이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안하고 이들을 모두 '무혈입성' 시킬 것이냐"며 "국회를 열고 상임위를 열면 한국당도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협상 종료를 선언한 것은 아니"라며 "(국회 정상화는)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본다. 나는 열려 있다"고 했다.
가느다랗게 남아 있는 막판 협상의 끈이 이어질지 끈어질지에 따라 향후 정국도 크게 바뀔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