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디즈니 덕분?…5월 韓영화 최다관객 아이러니

'어벤져스'와 '알라딘' 사이 외화 공백
…"중저예산 한국영화 틈새시장 형성"

역대 최단기간 1천만 관객 돌파 신기록을 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좌지우지한 지난달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역대 5월 최다 관객을 모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14일 발표한 '5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649만 명을 동원하며 5월 전체 영화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개봉 11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기존 '명량'(12일)의 기록을 하루 앞당겼다.


5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9.1%(352만 명) 늘어난 861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5월 한국영화 관객 수로는 최다 기록이다. 이달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8%(295억 원) 증가한 724억 원을 나타냈다.

영진위 측은 "한국영화 관객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알라딘' 사이에 이렇다 할 외국영화가 개봉하지 않은 덕분에 중저예산 한국영화들이 흥행을 노려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산 범죄액션물 '악인전'은 317만 명으로 5월 전체 영화 순위 2위에 올랐다. 3위에 오른 여성 콤비 형사물 '걸캅스'는 5월 161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140만 명)을 넘어섰다.

장애인이 주인공인 코믹 드라마 '나의 특별한 형제'도 같은 달 143만 명을 모아 손익분기점(140만 명)을 돌파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기생충'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이튿날까지 125만 명을 모으며 5월 한국영화 관객 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영진위 측은 "5월 한국영화는 전년 동월 대비 15.6% 포인트 증가한 47.7%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한 데 만족해야 했다"며 "이로써 한국영화는 2006년 이후 단 한 번도 5월 관객 점유율 50%를 넘어서지 못하며 외국영화에 우위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5월 배급사 순위는 '어벤져스: 엔드게임'(649만 명), '알라딘'(154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가 관객 수 804만 명, 관객 점유율 44.5%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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