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도 '탑 마약' 수사 때 '비아이' 질문…추가 조사 없었다

서울청, 2017년 '빅뱅 탑 마약 사건' 수사 때 한서희에게 '비아이' 물어
서울청 관계자 "2016년 용인동부서 '진술 번복 자료' 보고 물어봤다"
"공범 비아이에 대해 진술했다가 이후 부인했는데, 왜 그랬느냐"
왜 추가 조사 안했나…"우리는 대마초 사건 집중 수사, 맥락이 달랐다"

2016년 경기 경찰에 이어 2017년 서울 경찰도 YG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하면서 아이돌 그룹 '아이콘'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관련 질문을 한 것으로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이 때도 마찬가지로 비아이 관련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2016년 경기 경찰 자료를 보고 관련 질문을 한 것일뿐, 수사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서울 경찰의 설명이다.


2017년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의 마약 사건을 다뤄던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現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A 경찰관은 당시 탑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자백한 이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한씨였으며,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아이에 대해서도 물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경찰에 따르면 2017년 3월 서울청 마수대는 대마초 판매 일당 사이에서 '벤츠녀'라고 불렸던 한씨를 붙잡아 조사했다. 벤츠녀는 한씨가 대마초를 구매할 때 타고 왔던 차량의 이름을 딴 별칭이었다고 한다.

A 경찰관은 "한씨를 조사할 때 과거 수사경력을 살펴보니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건이 나오더라"라며 "같은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했기 때문에 용인동부경찰서에서 (2016년 한씨 조사) 자료를 받아봤다"라고 밝혔다.

자료 확인을 통해 2016년 조사 때 한씨가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한 사실도 인지하게 됐다는 것이 A 경찰관의 설명이다.

A 경찰관이 밝힌 서울청 마수대 조서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자료 확인 이후 한씨에게 "과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마약 혐의로 입건된 뒤 피의자 신문조서 1, 2회에는 '공범' 김한빈 연예인에 대해 진술했다가 3회 조사 때 김한빈에 대해 범행사실을 부인했는데 왜 그렇게 진술을 번복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씨는 "말하지 않겠다. 다 지난 일이므로 말하기 싫다"고 밝혔고, 경찰은 재차 "그런 내용을 진술하지 않을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씨는 "저는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빅뱅 탑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한씨가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던 탑"이라고 자백했다는 설명이다.

당시에도 비아이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비아이의 마약 구매·투약 관련 구체 진술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용인동부서 수사자료를 확인했음에도, 간단한 질문만 이뤄졌다는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러나 A 경찰관은 "우리가 집중했던 사건은 대마초 건이었고, 용인동부경찰서는 향정신성약물 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건 관련 약물 성분이 동일하다거나, 판매책이 같았으면 추가 조사도 하고 관련 자료도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비아이 관련 수사 내용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건을 연결지어 수사할 만한 고리가 없다고 보고 한씨와 탑의 마약 혐의 입증에 집중했다는 해명이다.

한편 용인동부경찰서는 2016년 8월 한씨가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넨 구체적 진술을 내놨음에도, 이후 진술 번복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사건을 부실하게 매듭지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진술 번복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