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서 수구 경기가 열리고 배드민턴과 농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실내체육관에서는 '물 위의 발레' 아티스틱 스위밍이 펼쳐진다.
오는 7월12일 개막하는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수영세계선수권 대회는 기존 시설을 활용한 특색있는 경기장이 전세계 수영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3일 광주와 여수에 위치한 대회 주요 시설을 공개했다.
5개 주요 경기장에서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세계 최대 규모의 수영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막바지 공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메이저급 국제 대회는 경기장을 새로 지었다가 사후 시설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종종 있다. 광주수영세계선수권 대회는 경제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 아래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기존 시설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관중석을 증설, 설치했다가 사후 해체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수영 팬들이 불편함 없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영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염주종합체육관은 1987년 준공된 노후 시설이지만 아티스틱 스위
밍 경기를 치르기 위해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 12월 체육관 바닥을 완전히 드러냈다. 그 아래 있는 지하 2m 공간에 가로 30m, 세로 20m, 깊이 3m 규모의 초대형 수조를 설치했다. 예전 바닥 높이보다 1m 위로 치솟은 수조 주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균형을 맞췄다.
공사 관계자는 "실내체육관의 바닥을 철거하고 지하 공간에 수조를 놓는 방식으로 경기 시설을 만드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설치한 수조는 임시 시설로 대회가 끝나고 철거된다"고 설명했다.
수구 경기장은 광주 남부대 축구장 위에 지어졌다. 축구장 바닥에 단단한 철근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수조 형태의 수구장을 올려놓았다. 수영 팬들이 야외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그늘막과 같은 시설도 꼼꼼하게 준비됐다.
경영과 다이빙 경기가 열리는 주겨기장 광주 남부대 시립 국제수영장은 기존 4천명 규모의 관중석을 1만1천석 규모로 늘렸다. 수영장의 한쪽 외관을 뜯고 확장된 관중석을 설치해 규모를 키웠다. 이 역시 대회가 끝난 후 철거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이 열린 기존 시설에 임시 시설을 더해 FINA가 요구하는 수준에 부합하는 경기장이 마련됐다. 임시 시설은 추후 철거와 재활용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는 역대 가장 많은 196개국에서 6천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