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을 자를 때 많은 피를 흘리며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안식씨의 당시 나이는 23살에 불과했다.
그사이 아버지는 3년 동안 친정에 맡겨둔 두 딸을 미국으로 입양을 보냈다.
간신히 몸을 가눈 안식씨는 두 딸이 입양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서른 무렵에는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2017년 "입양 간 동생들을 찾아주겠다"던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안식씨는 두 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미선씨가 1975년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거쳐 미국으로 입양된 사실을 파악하고, Maelyn Ritter라는 미국 이름을 확인했다.
경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Maelyn Ritter의 페이스북 계정을 찾아내 메시지를 보냈는데 마침 가족을 찾던 미선씨에게 답장이 왔다.
시애틀에서 살던 미선씨는 12살 때 양어머니를 여의었지만, 지금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중이다.
12일 오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만난 딸을 본 노모(老母)는 '엄 엄' 아이 울음소리를 내던 딸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미선이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제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는 어머니의 가슴 저미는 말에 딸은 손을 꼭 잡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쓴 모녀는 첫째 딸이자 언니인 화선씨를 그리워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화선씨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접수 전화를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