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정 사장을 불러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등에서 이뤄진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지시·관여 여부를 조사했다.
전날 오전 8시50분쯤 검찰에 출석한 정 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전 2시30분쯤 검찰청사를 빠져나왔다.
정 사장은 '증거인멸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고가 됐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등에서 불거진 일련의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 사업지원TF 역할에 주목하고 개입 경위와 '윗선'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검찰은 삼성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비해 그룹 수뇌부 차원에서 증거인멸을 논의하고 계획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정 사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주목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와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 수뇌부 등이 참석한 회의로 검찰 수사에 대비, 증거인멸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모임 나흘 전인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위반 사실과 예정 조치 내용을 알리는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내자 검찰 수사를 예상하고 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본 것이다.
정 사장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사건 '본류'에 해당하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추가 소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