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빈소 추모행렬…北조문단 기대감도(종합)

여야 5당 대표. 원내대표 비롯 정치인, 청와대 인사 등 각계 조문
갈등 빚던 여야 5당 대표들 고인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함께
"문 대통령, 애통....귀국하는대로 찾아뵙겠다"
문 대통령 지시로 이낙연 총리 공동 장례위원장 맡기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여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곁에서 민주화 운동과 평화에 헌신하고, 스스로도 여성운동에 선봉에 섰던 고(故) 이희호 여사.

전날 세상을 떠난 고인의 조문 첫날인 1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낮부터 각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유가족 측은 조문객을 이날 오후 2시부터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조문 행렬로 시간을 오전 11시30분으로 앞당겼을 정도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고인이 남북 화해 협력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조문단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국회에서 갈등을 벌였던 여야 5당 대표들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들은 고인의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오랜만에 함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및 지도부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 당 지도부와 함께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라며 "여성운동을 많이 하셨지만, 정치적 운동도 많이 하셨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또 "김대중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었다"며 "앞으로 김대중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을 김대중도서관과 함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45분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헌신하신 이희호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게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서 남기셨던 유지를 저희가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바른미래당 단체 조문은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으나, 먼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 정신은 이 여사로부터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열정을 가진 이 여사로부터 힘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됐는데 노구에도 불구하고 이 여사는 꿋꿋하게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열정을 계속 보여줬다"며 "모든 여성의 귀감이 되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17분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지난주 월요일 아내와 함께 병실을 방문했을 때 (이 여사가) 눈을 뜨셨다"며 "오른쪽 귀에 대고 '동교동 댁에 얼른 가서 거기서 뵙고 싶습니다'라고 했을 때 알아들으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지구당 개편대회를 한 날 (이 여사가) 일부러 전주에 오셔서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축사해 주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회고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후 4시9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수난과 격동의 시대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한평생 살아오신 분이 일케 우리 곁을 떠나게 되서 너무나 마음이 애통하다"며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서 걸어오신 그 발자취를 깊이 새기고 그 뜻이 꼭 이뤄질 수 있도록 저희 당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등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 원내대표단들도 시간차를 두고 조문에 함께했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쯤 빈소를 방문해서 "한 평생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 양성평등의 길을 삶을 살아오셨고 또 어렵고 힘든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이희호 여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게 매우 안타깝다"며 "하늘에서 김대중 대통령님과 만나셔서 아주 평화롭고 평온한 영면의 삶을 다시 시작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후 6시 30분쯤 빈소를 방문한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이희호 여사님은 정말 대한민국 정치에서 여성인권 신장이라든지 상징적 역할 하셨다"며 "대통령님 곁에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조의를 전했다. 조문에는 김수현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국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함께 했다.

노 실장은 "이희호 여사님께서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한 생을 헌신하신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셨다"라며 "여성운동의 선두자셨고 무엇보다 분단에 아파하신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 대통령께서도 정말 애통해하시며 귀국하시는대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다"라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또 문 대통의 지시에 따라 이낙연 총리가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과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함께 맡기로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 조성에 힘썼던 고인을 위해서 북한에서도 조문단을 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의원은 "그 누구보다 남북 화해와 협력 관심이 많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고, 신경을 많이 쓰셨다"면서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 보낼 경우, 경색 국면인 남북 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