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막말 회견'…"文대통령 하야, 朴과 자리 바꿔라"

공개 기자회견 열어 또 '대통령 하야 요구'…주님의 명령
궤변·막말의 연속…교계 안팎서 비판 이어져
"정치 세력화 위해 한기총 이용"…총선 겨냥 전략적 행보 시각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또다시 ‘문재인 대통령 연내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교계에서조차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야 요구’를 중심으로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그의 행보를 두고 총선 출마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 목사는 이날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 연말까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 하라. 이것은 사람의 명령임과 동시에 주님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올 연말까지 문 대통령이 스스로 걸어나오던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감방을 교대하라”라며 “박 전 대통령을 잘 모시고, 청와대 자리에 앉혀놓고 그 자리로 들어가라”라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실수한 것보다 문 대통령이 실수한 게 천 배, 만 배”라며 “어차피 감방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또 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 방문과 관련해 “세계 외교는 미국이 다 잡고 있다. (미국이) ‘문 대통령 오면 욕해서 돌려 보내라’고 핀란드 대통령에게 이미 다 얘기해놨다”는 등의 궤변도 내놨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부”라고 규정하며 “주사파는 이미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결났다”고도 했다. 현 정부의 성격을 ‘이적단체’에 빗댄 셈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이처럼 고수위의 비난 발언을 쏟아낸 전 목사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하야 요구글’을 올릴 것이라며 “천만 명이 동의한다면 문 대통령은 정말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서는 “(연단에서) 내려오라”는 항의가 나오면서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 목사는 회견 말미에 낭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는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과 공조 하에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예수한국, 복음통일을 이뤄내는 데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전 목사가 ‘하야 요구’ 등 자극적 발언을 이어가는 점을 두고 교계에서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극우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전 목사의 역사 왜곡과 막말은 보편과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조롱거리가 됐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한기총 내부에도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으며, 비대위 대변인을 맡은 김인기 목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한기총을 철저하게 자신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목사는 2016년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을 창당하는 등 수차례 원내진출을 시도했지만,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기자회견장에는 자유한국당 이재오 상임고문과 송영선 전 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참석해 전 목사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이 상임고문은 이명박 정부 때 이뤄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런 국책사업, 신 뉴딜정책 때문에 두 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며 “(현 정부에서) 4대강 보를 정말 해체하려고 한다면 먼저 당신네 정권부터 해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행사 후 전 목사는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이동해 ‘릴레이 단식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는 전 목사를 시작으로 지지자들이 하루씩 돌아가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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