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에서조차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야 요구’를 중심으로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그의 행보를 두고 총선 출마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 목사는 이날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 연말까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 하라. 이것은 사람의 명령임과 동시에 주님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올 연말까지 문 대통령이 스스로 걸어나오던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감방을 교대하라”라며 “박 전 대통령을 잘 모시고, 청와대 자리에 앉혀놓고 그 자리로 들어가라”라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실수한 것보다 문 대통령이 실수한 게 천 배, 만 배”라며 “어차피 감방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또 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 방문과 관련해 “세계 외교는 미국이 다 잡고 있다. (미국이) ‘문 대통령 오면 욕해서 돌려 보내라’고 핀란드 대통령에게 이미 다 얘기해놨다”는 등의 궤변도 내놨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부”라고 규정하며 “주사파는 이미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결났다”고도 했다. 현 정부의 성격을 ‘이적단체’에 빗댄 셈이다.
전 목사는 회견 말미에 낭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는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과 공조 하에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예수한국, 복음통일을 이뤄내는 데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전 목사가 ‘하야 요구’ 등 자극적 발언을 이어가는 점을 두고 교계에서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극우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전 목사의 역사 왜곡과 막말은 보편과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조롱거리가 됐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한기총 내부에도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으며, 비대위 대변인을 맡은 김인기 목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한기총을 철저하게 자신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목사는 2016년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을 창당하는 등 수차례 원내진출을 시도했지만,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기자회견장에는 자유한국당 이재오 상임고문과 송영선 전 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참석해 전 목사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이 상임고문은 이명박 정부 때 이뤄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런 국책사업, 신 뉴딜정책 때문에 두 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며 “(현 정부에서) 4대강 보를 정말 해체하려고 한다면 먼저 당신네 정권부터 해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행사 후 전 목사는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이동해 ‘릴레이 단식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는 전 목사를 시작으로 지지자들이 하루씩 돌아가면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