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김수현 정책실장·정의용 안보실장 등 청와대 조문단 12명은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을 찾았다.
조문단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헌화한 뒤, 다같이 고개 숙여 묵념했다. 이어 조문단은 빈소 옆에 마련된 방으로 들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와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다.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노영민 실장은 "이희호 여사께서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한 생을 헌신하신 우리시대의 큰 어른이셨다"며 "여성 운동의 선구자셨고, 무엇보다 분단을 아파하신 그런 분이셨다"고 말했다.
또 정의용 실장은 북한에서 조문단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고를 제가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 실장은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도 이날 오후 1시까지 북측에서 조문단 파견에 대해 공식적인 의사를 전달해 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 시점에서 당국에서 북측 조문단이 온다는 가능성을 예단해서 말씀 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북한이 김기남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조의방문단을 파견한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도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이희호 여사는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문하기 위해 평양을 찾고, 상주였던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한 예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한다면 청와대나 정부 주요 당국자들과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정태호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등 모두 12명이 이희호 여사를 조문했다.
노영민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정말 애통해 하시면서 (북유럽 3개국 순방에서) 귀국하는대로 찾아 뵙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다"고 덧붙였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37분 향년 9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이다. 발인은 오는 14일이고 당일 오전 7시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뤄지며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