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의 경솔 발언…비난 여론 가라앉지 않는 이유

결국 홍자도 피해자…"지역 혐오 가르치는 문화 사라져야"

가수 홍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미스트롯'에서 3위에 입상하며 비상(飛上)의 시간을 꿈꿨던 트로트 가수 홍자가 추락하고 있다. 지역 무대 후 경솔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홍자는 지난 7일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열린 '2019 영광 법성포 단오제' 첫 무대를 마친 뒤 "무대에 올라오기 전 전라도 사람들을 실제로 보면 뿔도 나 있고 이빨도 있고 손톱 대신 발톱이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우리 여러분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힘이 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후 홍자는 "저희 외가는 전부 전라도이시다. 낳아준 분 길러준 분 다 어머니이듯이 경상도도, 전라도도 저에게는 다 같은 고향이다.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지만, 앞선 발언의 여파는 거셌다.

뿔과 발톱 등 홍자의 발언은 이를 접한 대중들의 '지역 비하'라는 지적이 이어지며 급속도로 퍼졌다. 이 같은 지적은 비난으로 바뀌었고 홍자를 향한 대중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홍자는 대중의 비난이 빗발치자 사흘 뒤인 10일 사과문을 올렸다.

홍자는 자신의 SNS에 "적절치 않은 언행으로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변명의 여지 없이 저의 실수이며, 저의 경솔한 말과 행동으로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자의 이같은 사과에도 그의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더욱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 중 하나인 '지역감정'을 건드린 그의 발언은 파장이 크다. 홍자의 사과문에도 대중의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많은 연예인들이 지역 비하 발언에 곤혹을 치렀다. 이들은 극우 사이트인 일베에서 파생된 지역 비하 단어를 써 구설에 올랐다.

유명 걸그룹 멤버의 '민주화' 라던가, 인기 밴드 그룹 멤버의 '종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지역 비하 단어의 뜻을 알고 썼든, 실수로 썼든 비판의 수위는 높았다. 그만큼 지역 감정 조장에 대한 이슈가 민감하다는 뜻이다.

앞선 연예인들의 사례 또한 파장이 클진대, 홍자의 뿔과 발톱 등의 발언은 사안이 더 중하다고 볼 수 있다.

전라도민 앞에서 그들을 비하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취지는 아니다손 치더라도 평소 갖고 있던 비하 인식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홍자는 이후 팬들에게도 사과를 전했다. 홍자는 팬에게 전하는 글에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실수 임을 재차 밝혔다.

11일 오전 홍자는 자신의 팬카페에 글을 남기며 "염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물론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지만, 그렇게 흘러가다 보니 팬들께 면목이 없다"고 썼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1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라도에 대한 심각한 지역 혐오가 아직까지 얼마나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홍자의 경솔한 발언이 아닌 실제 갖고 있었던 인식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주변에서 혐오가 얼마나 심하게 자리 잡았으면, 저렇게 알고 자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결국 홍자도 피해자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마땅히 이 땅에서 함께 살고 같이 살아야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혐오와 지역 비하를 가르치며 나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고착시키게끔 가르치는 것이 사라져야 한다"면서 "이번 사례는 지역 혐오나 비하,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 등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하는 것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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