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거미줄 CCTV망에 딱 걸린 '바바리맨'

서울시 2018년 CCTV '안심이 앱' 시스템 구축
스마트폰만 흔들어도 자동신고…현장 CCTV 자동팝업
관제센터에 경찰관도 상주…공조체제 가동 용이

안심이앱을 통해 신고가 되면 신고와 동시에 사건현장에 가까운데 3대의 CCTV화면이 동시에 관제센터 모니터에 표출된다(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내에는 약 4만여개의 CCTV가 촘촘하게 설치돼 도심 우범지역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다. 심야에 귀가하던 여성을 따라가 성범죄를 저지르려던 남성이 이 방범용 CCTV망와 연계해 만들어진 '안심이 앱'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시가 한밤 귀가하는 여성이나 취약지역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안심이 앱을 만든 이후 범인이 현장에서 붙잡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새벽 0시10분쯤 귀가하던 주민 A씨(30대)는 한 남성이 서 있는 걸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두려움이 엄습하는 걸 느꼈다.


A씨가 이 50대 남성을 맞닥뜨린 건 은평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차장 바로 앞길

가로등은 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후미진 골목길이라 두려움을 느끼던 차에 낯선 남성이 갑자기 바지를 벗어 성기를 노출하자 까무러칠 듯이 놀라고 말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던 A씨는 어떻게 든 현장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가던길 쪽으로 종종걸음을 치며 달려갔다. "같은 시각 이 남성도 계속 여성을 뒤쫓았지만 다행히도 주변에 시민이 몇명 있었고 여성이 달려간 쪽이 대로와 연결된 곳이라 50대 용의자가 뒤쫓는 걸 포기하고 도망을 친 것 같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연신내 쪽으로 도주했던 남성은 범행 10분만인 0시26분쯤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심야에 발생하는 범죄는 용의자가 특별한 단서를 남기지 않는 한 오리무중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불과 10분만에 범인이 잡힌 건 '안심이 앱'으로 불리는 방범망이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남성의 범행에 막닥트린 여성의 스마트폰에는 서울시내 4만여개 방법CCTV에 연결된 '안심이 앱'이 깔려 있었고 여성은 달아나면서 앱을 열어 긴급신고버튼을 눌렀거나 핸드폰을 흔들었거나 둘 중 한 가지 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심이 앱을 설치한 시민이 두 가지 행동을 할 경우에 관제센터로 자동 신고가 되면서 경광등이 켜지고 사이렌이 울리게 돼 있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피해자가 공포에 질려 피해상황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피해자 위치를 확인하고 재차 대화를 시도해 피해자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되는 순간 지도에 '사건발생 위치'가 자동표출되고 사건발생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CCTV 3대의 실시간 화면이 팝업되면서 현장상황이 훤하게 노출된다.

실제 사건 당일 관제센터 근무자는 팝업된 모니터 화면을 통해 도망가는 여성과 뒤를 쫓는 남성의 모습은 물론, 주위의 지형지물까지 손금 보듯 훤히 바라보면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다.

안심이 앱을 통해 신고되자마자 범행위치가 지도에 표시된다.(사진=서울시 제공)
관제센터에서는 신고한 피해자를 진정시키는 한편으로 현장 부근에 있던 경찰순찰차에게 현장출동을 요청하고 출동중인 경찰에 용의자 인상착의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 검거를 주도했다.

서울시가 지난 2018년 10월 안심이앱+CCTV+자치구통합관제센터를 서울시 전역에 구축해 여성범죄 예방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안심이 앱은 2만4900여명이 다운로드 받았고 이후 긴급신고가 5102건 접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심이 앱은 서울 전역에 촘촘히 설치된 CCTV와 24시간 모니터링, 상주경찰이 연계돼 있어 신속 대응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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