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내몰린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연쇄 도산 공포 확산 중

부산상의 2차 긴급 모니터링 결과, 인력감축·공장정리 이미 시작
르노삼성 거래 안정성 떨어지자 새 납품처 찾기 안간힘 쓰지만 쉽지 않아
내년 신규 물량 확보 못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연간 10만대 내수용 공장 전락 우려
협력업체들 연쇄부도 공포도 빠르게 확산 중

파업으로 가동이 중단된 르노삼성 부산공장 모습 (사진=자료사진)
르노삼성차의 임단협 사태가 전면파업으로 악화된 가운데, 파업 피해로 매출 감소와 조업 차질을 빚고 있는 협력업체들이 이미 감원이나 공장 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했던 연쇄 도산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르노삼성 협력업체에 대한 2차 긴급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부산 뿐만 아니라 경남과 울산지역 협력업체를 포함해 총 4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르노삼성의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면서 납품 비중이 높은 협력업체들이 실제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생산 제품 전량을 르노에 납품하고 있는 1차 협력사인 E사는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구조 조정을 실시해 9명의 직원을 퇴사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평소 노사화합을 중요한 회사 가치로 내세웠으나 창립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만큼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고 호소했다.

르노삼성 1차 협력업체에 물량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T사도 전체 90여 명의 직원 중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약 30% 인원에 대해 자발적 이직을 유도했으며, 생산과 품질 관리직의 이직으로 공정 관리가 되지 않아 불량 증가와 품질 저하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르노 매출비중이 80% 이상인 H사도 생산에 고용된 외주인력 30명을 이미 감축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협력업체들 대부분도 납품물량이 절반 이상 줄면서 단축근무와 휴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큰 폭의 매출 감소에 고용유지를 위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연쇄 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K사는 15% 가량의 매출 감소로 생산물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 5월 한달간 무려 7일간의 휴업을 실시했다.

G사도 르노삼성의 휴가에 맞춰 단체 연차를 사용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A사는 4월 한 달 동안만 무려 4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고, 최근까지 하루 5천 만 원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고 사정을 전했다.

이 업체는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한 달 지원금이 하루 손실에도 못 미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상의 측에 호소했다.

상황이 이처럼 어려워지고 있는 데도 협력업체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르노삼성 노사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협력업체는 차라리 전면파업을 하면 같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되는데, 지금과 같은 부분파업으로 일부 공정만 운영하거나 공장 가동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면 납품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생산을 계속할 수 밖에 없어 협력업체는 더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했다.

사태 악화로 일본 닛산 로그 후속물량 확보 가능성이 낮아지자,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는 기업도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사는 대체 물량을 가져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이 신규 제품 생산에 적응이 되지 않아 생산효율과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상의는 "지금까지 간신히 버텨 온 협력업체들이 파업상황 악화로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부울경 협력업체의 구조조정과 고사 위기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르노삼성차 노사 양측의 전향적인 노력과 조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10일 긴급성명을 내고 "르노삼성차의 장기파업으로 부산경제가 파탄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르노삼성 노사는 냉정을 되찾고 한시라도 빨리 임단협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합의 도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또, 시민연대는 부산시와 르노삼성 노사·부산상의·언론사·시민단체로 구성된 '르노삼성차 파업타결과 부산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를 시급히 구성해 르노삼성차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대타협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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