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모자와 파란색 마스크를 쓴 A(51) 씨는 9일 오후 1시쯤 인천 삼산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인천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A 씨는 "친형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친형을 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등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경찰 승합차에 올라타 법원으로 향했다.
A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최민혜 인천지법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A 씨는 지난 7일 낮 12시 6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친형인 B(59)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카페 주인은 112에 신고했다. B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카페 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B 씨와 5분 가량 대화를 나누고 있던 용의자가 갑자기 흉기로 찌르고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기도 부천시 상동의 한 호텔에서 아내와 함께 있던 중 범행 10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갖고 카페에 갔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에 있을 때 보살펴주지 않는 등 친형과 오랜 기간 감정이 쌓였다"며 "사업을 같이하는 문제 등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로 친형을 찔렀다"고 진술했다.
이어 "흉기로 상해를 입히려고 했을 뿐 실제 살해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과다출혈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받았다.
A 씨는 과거 마약 복용 등 혐의로 적발돼 13차례에 걸쳐 벌금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