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와 머리카락이 발견돼 경찰이 확인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9일 인천시 서구의 한 재활용 업장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 장소인 펜션 인근 정화조와 하수구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58수 확보해 마찬가지로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먼저 피의자 고유정(36‧여)이 "범행 후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 시신 일부를 버렸다"는 진술을 토대로 시신 수색을 벌여왔다.
특히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에 지난달 31일 새벽 고 씨가 시신 일부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 봉지를 버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은 쓰레기 운반 경로를 추적해 지난 5일 인천시 서구의 한 재활용 업장에서 3㎝ 미만의 뼈 추정 물체들을 다량 수습했다.
그러나 이미 경기도 김포시의 한 소각장에서 500도~600도의 고열로 소각 처리된 터라 국과수 감식을 통해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고열 처리 과정에서 뼈에 남아있는 DNA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지난달 25일 고 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 하루에 걸쳐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는 과정에서 머리카락 등이 정화조를 통해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수색을 벌였다.
그러다 5일 범행 장소인 펜션 인근 정화조와 하수구에서 머리카락 58수 확보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범행 직후에도 펜션을 이용한 손님이 있었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될지 여부 역시 분명치 않다.
경찰은 이외에도 고 씨가 시신을 유기한 정황이 포착된 제주항~완도항 항로 등을 중심으로 시신 수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수습한 유해 일부와 머리카락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될지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의 억울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분들이 요구하는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저녁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다.
고 씨는 경찰 조사 내내 "강 씨가 덮치려 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고 씨가 미리 흉기와 절단도구를 준비하고, 휴대전화 등으로 '시신 손괴와 유기 방법' 등을 검색한 점을 비추어 보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고 씨가 결혼과 이혼, 재혼 과정에서 발생한 가정적인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혈흔 분석 등을 통해 사건 당일 어떤 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는지 파악한 만큼 현장검증 없이 사건을 오는 12일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