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6월중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예단을 경계했다.
김연철 장관은 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달 중 4차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그 관계자는) 뭐가 있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은 아니고 매우 원론적 차원에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께서 정상회담을 제안한 직접적 목적은 북미회담을 재개시키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에 한정한다면 형식적 측면보다는 실질적 내용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에 대해 "대부분의 관측자들이 (한미정상회담이란) 외교적 계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북미협상이라는 건 산을 넘는 게 아니고 산맥을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실질적으로 북핵협상에 필요한 다양한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지금 상황에서는 (한미회담 전 남북회담 개최를) 낙관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도 같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 선(先)비핵화가 아니라 동시적·병행적 접근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밝힌 것이 미국의 대북기조가 완화된 것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북미 모두) 기본 입장에 대해 기본적인 것은 지키지만 몇 가지 작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최근 설훈 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공개한 것에 대해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결정된 건 아니고 좀 더 실무적인 문제를 검토해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는 등 북한 식량난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국제기구나 우리 전문기관이나 (북한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안 좋다고 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식량 가격을 가지고 부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과 관련해 "말라리아의 경우 우리가 (북한에) 예방약을 줬을 때와 안 줬을 때 경기도의 말라리아 환자가 확 차이 난다"며 "북한이 필요하다면 방역 협력을 하는 게 중요하고, 남과 북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의 대거 숙청설이 오보로 판명 난 것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보도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