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비가 오면 빗물과 하수가 함께 모이는 하수관거에서 냄새가 새어 나오는 구조적 문제라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들어 냄새가 나는 곳은 시점부여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CBS 7일자 보도 참조 = 코 찌르는 '청계천 악취'…외국인 "아름다움 파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청계천에서 악취가 발생한 건 벌써 오랜된 일이다. 청계천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청계천관리처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7일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005년 청계천 개장 시점부터 우수와 오수가 하천옆에 매립된 우.오수관거로 모여 한강으로 흘러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상상황이나 계절적 요인에 따라 악취가 조금 더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악취에 대응하기 위해 복개박스 안을 주기적으로 준설작업도 수행하고 1년에 4번 악취발생 여부를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의 관리는 말뿐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유는 수년전부터 알고 있었고 관리도 해왔다지만 악취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이로인해 시민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 물론 이곳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그동안 시민들의 악취 민원이 계속돼 왔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저희한테도 (악취와 관련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건 맞고 원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관리처는 CBS보도가 나가자 그제서야 "악취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책을)연구해보려고 시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청계천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결책 마련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청계천관리처의 주장은 애초 청계천 복원시 부터 시내에서 배출되는 하수를 청계천 옆에 묻은 하수관거로 모아 한강으로 흘러들도록 설계가 됐고 이로인해 일부 냄새는 새어나올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관리처의 말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악취발생 상황은 청계천 전체 구간이 아니라 유독 청계천 광장 즉, 폭포가 있는 시점부 뿐이어서 관리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도 곤란하다.
동아일보 앞 ~ 신답철교까지 청계천 전구간 하천의 양안에는 강 바로옆 지하에 하수관거가 매립돼 있고 홍수시에 대비해 청계천 양쪽 벽면에는 하수관거의 물이 흘러나오도록 수문이 군데군데 설치돼 있다. 악취가 새어나온다면 이 수문으로 나올 확률이 높은데 시점부를 제외한 구간에서는 악취가 나지 않는다. 구조적 문제가 아닐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계천 시점부를 제외한 동묘 구간까지 도보 점검 결과, 간간이 흐르는 강물에서 '물비린내'가 나는 곳은 있었지만 시점부 처럼 하수구 냄새가 나는 곳은 없었다.
서울시 주장대로 구조적인 문제일수도 있고, 중학천이나 백운동천, 삼각천이 한곳에 모여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원인이 어떤 것이건 '정확한 조사분석'도 없이 막연히 구조적 문제만 되뇌이는 건 문제다.
청계천이 한때 복원을 둘러싸고 논란거리가 된 적도 있고 여전히 복원된 청계천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다수의 시민들이 애용하는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는 건 엄연한 현실이고 악취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