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너무 올라 불가피하다며 인상을 강행했다.
보험업계는 육체근로자 정년 연장과 교통사고 중고차 가격 하락분 보상 기간 확대 등으로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85.1%), 현대해상(83.8%), KB손해보험(85.9%), DB손해보험(84.3%)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1·4분기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77∼78%)을 웃돌았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손해율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손해보험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여름 집중호우 등 앞으로 손해율이 더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보험료를 또 올리기는 쉽지 않아 각 사마다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삼성앱 연계 日6천보 3%25 할인 특약
이러한 가운데 삼성화재는 최근 하루에 6천보를 걸으면 자동차보험료를 3% 할인해주는 특약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생명보험에서는 정해진 걸음수를 채우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있었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국 많이 걷게 해 차량운행을 적게하는 데에 인센티브를 주면 사고도 적어질테니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율이 낮아진다는 내부 통계를 기준으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에 있는 삼성앱에 하루 걸음수가 등록돼 있어 가입자 중 삼성스마트폰 사용자의 경우, 쉽게 걸음수를 확인해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하는 기존의 다른 운전습관 연계보험 상품에 비해 데이터의 신뢰도가 높고 추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 6천보 정도 걸으려면 실제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대중교통 이용 특약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다른 보험사들도 운전 습관을 분석해 안전 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내놨다.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블루링크'라는 장치를 통해 주행거리와 급가속·급제동·급출발 등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한다.
장치를 설치한 차량에 보험료 7%를 우선 할인해주고, 안전 운전 요건을 충족하면 5%를 추가로 깎아준다.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통신사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안전 운전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보험료를 10% 할인해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도 할인해주고, 손해율도 잡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료를 계속 올릴 수도 없기 때문에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계속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