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때리고 삿대질' 발달장애아 학대한 교사…수사 수개월째 '감감무소식'

양산 국공립어린이집 특수교사 아동학대 혐의 조사 중
피해 부모 "배신감 들어 눈물만, 수 개월 지나도 재판 진행 안 돼"

해당 국공립 어린이집(사진=이형탁 기자)
경남 양산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20대 교사가 발달장애아동 등 여러 명을 학대한 혐의로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교사는 장애아동을 위해 고용된 특수교사였지만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양산의 한 어린이집 교사 A(24.여)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 해당 유치원에서 블록을 갖고 놀고 있는 발달 장애 아이의 등을 때리고 삿대질을 해 아동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들은 5~6세로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과 일반 아동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경찰은 A씨가 아이가 주저앉아 울며 발을 동동 구르자, 맞은편에 앉아 아이의 행동을 따라해 더욱 아이에게 겁을 주는 모습도 CCTV로 확인했다.

(사진=이형탁 기자)
피해아동의 어머니 B씨는 "아이는 엄마인 내가 혼을 내도 거의 울지 않는데, 영상 속에서 우는 것을 보고 원장과 교사한테 너무 배신감이 들어 눈물이 났다"며 "나는 가슴이 미어 터지는데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재판조차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기소의견으로 울산지검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2개월째 수사 중이다. 검찰은 해당CCTV는 수사중이라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A씨는 원장과 더불어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피해 부모를 회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어린이집 교사 A씨와 피해 부모가 나눈 문자(사진=이형탁 기자)
A씨는 올해 2월 경찰 조사를 앞둔 피해 부모인 B씨에게 문자를 비롯해 직장까지 찾아와 "영상을 보지 않는 게 어떠냐.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식판을 주으라고 머리를 누른 적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 원장과 피해 부모가 나눈 문자(사진=이형탁 기자)
현재 B씨는 이 사건으로 지난달 양산의 한 병원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 처방을 받아 병가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고 있어 따로 드릴 말씀은 없고 결론이 다 나면 말씀드리겠다"며 "A씨는 올해 2월 계약 만료로 끝났고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 못 드리겠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은 1994년에 개원했다.

아동 현원은 모두 86명이며 이 가운데 특수·장애 아동 수는 6명이다. 교직원 현황은 원장을 포함해 모두 18명이며 특수교사는 1명이다.

이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인증평가에서 A~D등급 중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받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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