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홍영선> 오늘은 '무인화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 임미현> 셀프계산대 이런거 말하는 거죠?
◆ 홍영선> 네 거기다 요즘은 키오스크 등도 보편화 됐는데요. 특히 자동화 기계랑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조그마한 김밥집이나 카페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왜 사장님들은 키오스크를 들여놓을 수 밖에 없었는지, 이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불편은 없는지 한 번 알아봤습니다.
◆ 홍영선> 네 주문·결제는 물론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화 시스템인데요. 야외에 설치된 대형 천막을 뜻하는 터키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기존 키오스크는 주로 동사무소에서 서류를 발급하고 기차표 발급할 때 쓰였는데요. 기억하시죠? 차표 끊을 때 도착지 어디 누르고 돈 넣으면 표가 나오는 자판기 같은 기계요. 최근에는 소형 식당, 카페 등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 임미현> 홍 기자가 여의도와 마포 일대 키오스크가 있는 가게들을 둘러봤다고요?
◆ 홍영선> 네 김밥집, 분식점, 쌀국수집, 패스트푸드 가맹점 등을 둘러봤는데요. 먼저 한 여의도의 식당에 들어가 봤습니다. 매장 좌석은 15개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좀 좁은 편이었고요. 한 편에는 메뉴를 직접 고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 임미현> 메뉴를 주문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요?
◆ 홍영선> 저도 한 번 작동을 해봤는데 스마트폰을 이용할 정도면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아주 간단했습니다. 제가 손으로 터치를 해서 메뉴를 고르면, 이 키오스크를 통해 접수된 주문을 보고 직원이 음식을 만드는 시스템입니다.
여의도 분식집 A사장님의 말 입니다.
"키오스크 하나가 사람 한 몫을 톡톡히 해요. 직원 한 명이 주문을 받고 일일이 적어서 전달해야 하는데 키오스크가 있으면 얘가 주문을 받고 바로 전달까지 하니까요.
거기다가 실수가 없어요. 만약에 손님이 돈까스덮밥을 시켰는데 직원이 잘못 들어서 돈까스를 시키면 그게 또 문제가 되잖아요. 근데 얘는 기계다 보니까 그런 주문 실수가 없어요. 그림을 보고 직접 고르니 더 좋아하시고요. 만약 잘 모르시고 이러면 저희가 또 따로 주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런 분은 많이는 없으시고요."
◇ 임미현>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시민들의 말도 들어봤다고요?
◆ 홍영선> 20대, 30대, 60대 분의 얘길 들어봤는데요. 젊은 층에서는 오히려 직원과 대면하지 않아서 편리한 것도 있다고 했고요. 60대 분은 키오스크마다 다른데, 좀 많은 걸 골라야할 때는 불편해서 직원에게 직접 주문한다고 답변했습니다.
37세 직장인 최모씨입니다.
"요즘은 키오스크로 주문하는데가 많아서요. 패스트푸드점 다 그렇고... 불편한 건 따로 없고 그냥 주문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편해요.
예를 들어서 메뉴 고르는 것도 자기가 보면서 계속 수정할 수 있잖아요. 다른 걸 먹고 싶으면 이전 화면 돌아가서 수정하고, 직원에게 말로 주문하면 주문 들어간 상태에서 바꾸기 어렵잖아요. 거기다 직원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런 점도 좀 좋은 것 같고요."
◇ 임미현>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럼 사장님들이 이렇게 키오스크 기계를 들여놓는 이유는 역시 인건비 때문인가요?
◆ 홍영선> 사장님 5명을 만났는데요. 5분의 사장님 모두 인건비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주52시간과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컸고요. 이 여파로 식자재는 오르는데 장사는 안되기 때문에 뭐라도 줄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건데요. 재료값을 줄이면 맛에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더 찾아오지 않고요. 그래서 줄일 수 있는 걸 찾아봤더니 인건비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찾아갔던 한 분식집 사장님은 원래 직원 1명당 하루 10시간에 주 5일, 이렇게 해서 한 달에 200만원을 줬는데요. 키오스크 한 대 값이 4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직원 두 달치 월급을 줄 바에 키오스크 한대를 들여 놓는다는 거죠.
◇ 임미현> 불황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거군요.
◆ 홍영선> 네 실제로 지금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외식업도 양극화가 됐다고 합니다. 양식 일식 등 상대적으로 비싼 곳은 외식업 경기지수가 높게 나오는데 분식 등 저가 음식업체들은 외식업 경기 지수가 안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입니다.
"원가 측면에서 비용을 좀 따져보면 임대료, 인건비 다 올라왔고 식재료 단가 컷으로 컨트롤 했는데 식자재 유통업자들도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저가 외식업체들은 인건비를 효율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거죠.
상대적으로 볼 수 있는 건데, 인건비 그러니까 최저임금이 30%25 가까이 뛰었잖아요. 이에 반해 키오스크 가격은 상당히 낮아지고 있고요. 한 번 들여놓고 게속 쓸 수 있고 사장님들 입장에선 인력보다 관리도 쉬울 거고요. 이런 쪽이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 홍영선> 업계에 따르면 키오스크 시스템은 월 임대비용이 10~20만원 정도고요. 아예 구매해도 90~400만원 정도면 된다고 합니다. 10년 전만해도 키오스크 한대에 설치비만 약 1500만원이 넘게 들고 임대도 없었는데, 지금은 키오스크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면서 임대비는 더 낮아지고 구매비용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급팽창하고 있는데요.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키오스크 시장은 1999년 100억원대에서 2017년 2500억원 수준으로 25배나 성장했습니다.
◆ 홍영선> 네 실제로 지난해 11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서 아르바이트생 13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5명 중 3명은 키오스크 때문에 일자리가 줄까과 걱정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는데요. 한 여의도의 카페 아르바이트생 공고를 냈는데 하루 만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 무인화 바람은 유통가에 가장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마트 3사가 운영하는 무인계산대만 전국에 1000대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이마트는 60개 매장에서 350여대를, 롯데마트가 46개 매장에서 400여대를 도입했고요, 홈플러스는 89개 점포에서 390대를 운영해 총 1140대가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고요. 편의점도 무인시스템 도입을 확산시키는 추세고요.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는 "무인계산대 도입으로 노동자의 업무강도가 강해지고 고용 불안 위험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무인시스템 도입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홍영선>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분석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명 가운데 1136만명은 향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의 절반 넘는 사람들이 속해 있는데요. 이 보고서가 작년에 나온 건데 벌써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현재를 봤을 때, 이 보고서가 예상한 것보다도 더 빨리 음식점업, 판매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무인 결제기기에 내주고 있는 셈입니다.
무인화 시대 열풍에 더해 최저임금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봐야할 저임금 근로자는 아니러니하게도 일자리를 잃는 상황인데요. 이에 대한 정부의 고심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임미현>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