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발단은 6일 문 대통령의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였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뤄 광복군을 창설했다"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광복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이뤄지기 전에 일제가 항복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면서도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약산 김원봉은 의열단의 단장이자 조선의용대를 이끄는 등 항일무장투쟁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광복 이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6.25 전쟁에 참전해 김일성으로부터 공훈자 훈장을 받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7일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더이상 이념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역사 인식을 바로 가질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말씀의 핵심은 애국 앞에 진보와 보수가 없다는 점"이라며 "상식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통합으로 갈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루고 광복군을 창설하는 과정에 '좌파' 김원봉도 호응했고, 결국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은 통합의 광복군이 구성된 점을 강조하기 위한 사례였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이것을 마치 김원봉 선생이 국군의 뿌리, 한미동맹의 토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발언의 맥락을 보면 통합된 광복군이 국군창설의 뿌리이고 한미동맹의 토대가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요청했다.
또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훈은 별개의 절차와 기준이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언급하셨다거나 여론에 따라서 정할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의 말씀 취지와 서훈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