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봉호(고신대 석좌교수)
한국 교회에는 5개 정도의 연합조직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보수 복음주의적인 교회들이 모인 곳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기총인데요. 그 한기총의 현재 회장이 바로 전광훈 목사입니다. 과거에도 발언 때문에 논란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요. 특정 지역을 빨갱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를 종북 주사파 정권'이라고 하더니 급기야 대통령의 하야까지 요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나서서 파문입니다. 문제는 이 발언이 한기총 이름을 달고 나온다는 사실인데 이게 한기총의 전체 소속 교회가 다 동의를 하는 거면 모르겠습니다마는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연 이것이 적절한 건지 기독교계 원로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오늘 첫 인터뷰 서울대 교수와 동덕여대 총장을 지내시고 지금은 고신대 석좌 교수로 계세요. 손봉호 교수 만나보죠. 손봉호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손봉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전광훈 목사, 전광훈 회장. 그동안에도 여러 번 논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마는 최근에 나온 건 집회에 나가서 한 발언. '전라도는 빨갱이다. 전라북도는 떼어내서 김천과 묶어야 한다' 이런 게 있었고 그제는 시국 선언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하야해야 한다'. 어떻게 보셨어요?
◆ 손봉호> 전적으로 사리에 맞지 않고 또 기독교 지도자를 자칭하는 사람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발언입니다. 그런 것은 보통 기독교인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 그런 발언인데 대표라고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죠.
◇ 김현정> 그런데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실 수가 있어요. '아니, 자유 민주주의 국가 아니냐.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말할 자유가 있는 거 아니냐' 라고 한다면?
◆ 손봉호>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죠. 그러나 한국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자칭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기독교에도 어울리지 않고 더군다나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그런 발언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건 너무 수준 이하의 발언이고 너무 또 정치적인, 낮은 수준의 정치적인 발언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기독교인들 부끄럽게 만들죠. 그리고 한국 기독교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시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한국 기독교계의 명예를, 전체 명예를 훼손시키는 발언이다. 그 말씀은 한기총이라는 이름을 떼고 그냥 목사 개인으로서 발언했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가짜 뉴스일 경우에는 문제가 됩니다마는 여하튼 개인이라면 또 다른 차원이건다 이건 마치 한국 기독교 전체가 전광훈 목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란 말씀이시군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부디 우리 시청자들이나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인식해 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다 그분 개인의 아주 잘못된 발언이지 결코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그런 발언은 아닙니다.
◇ 김현정> 들으시는 분 중에 궁금하실 거예요. 항상 한기총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이름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기 때문에 여기가 한국 기독교를 어느 정도 대변하는 건가. 어느 정도나 이 안에 들어 있는가 궁금하실 텐데 교수님, 보니까 제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어요. 그랬더니 한기총 홈페이지에 밝힌 가입 교단 수는 79개 교단. 그 가운데 행정 보류나 가입 보류된 교단이 한 10개가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69개 교단 정도가 소속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한국 개신교 교단 총수가 374개, 374개 맞습니까?
◆ 손봉호> 아마 그 정도 될 겁니다.
◇ 김현정> 그 정도 되죠? 그러면 374개 교단 중에 69개 교단이 한기총 소속이고 교단마다 또 다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그 교인 수, 사이즈로 비교를 해 보니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백석대신, 기독교 대한감리회는 한기총에 속해 있지 않아요. 그런데 거기가 차지하는 교인 수가 전체 70%. 제가 파악한 게 맞죠?
◆ 손봉호> 그렇습니다. 지금 1989년에 한기총이 창립될 때는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한 10여 년 전에 그 내부에 온갖 문제들이 생기고 비리가 많아가지고 한기총 해체 운동이 시작이 됐습니다. 저도 어떤 점에서 해체 운동을 주동한 사람인데요. 그 뒤에 우리나라의 주요한 교단들은 다 탈퇴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교단들은 아주 군소 교단들이에요. 그러니까 전혀 실제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할 수 없는 교단입니다. 이름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사실 사실을 대변하지 못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대변하는, 대표할 만한 조직이 맞았는데 지금은 상당히 사이즈가 줄어든, 영향력도 줄어든 상태다.
◆ 손봉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한기총이 한국 기독교계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데도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지금 문제인 데다 심지어는 그 한기총 내부에서도 이거는 우리 한기총의 대표 목소리가 아니라는 반발이 나오더라고요. 비대위가 꾸려지고 또 거기서 반발 목소리 낸 분들이 자격 정지당하고 이런 일들이 있던데요? 지금 내부는 어떤 겁니까?
◆ 손봉호> 내부는 저는 자세히 모릅니다. 저는 사실상 한 10여 년 전부터 이 기관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아예 관심을 쓰지 않습니다.
◇ 김현정> 왜 10여 년 전부터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셨어요, 상대할?
◆ 손봉호> 그때 내부에 하는 모습들이 전혀 기독교적이 아니고 기독교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건강한 상식에도 어긋나는 그런 행동들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한기총이 뭐 어떤 일을 하는지, 대표가 누구인지 저는 전혀 관심을 쓰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십니까? 아무튼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한기총 내부에서도 이거는 우리 전체 목소리가 아니다라는 지금 나오고 있다는데.
◆ 손봉호>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그래도 다행이죠?
◇ 김현정> 그렇습니까. 손봉호 교수님, 전광훈 목사가 이번에 한 두 가지 발언. 그러니까 뭐 '전라도 빨갱이, 전북은 김천하고 묶어서 한 도로 만들어야 된다' 이건 집회 나가서 한 발언이에요. 시국 선언문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종북 정부다, 하야시켜야 한다' 이 발언들이 문제였습니다마는 이것만 가지고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된 건 아니고요.
과거에는 어떤 발언들을 했느냐 보니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마는 제가 정치적인 것만 좀 떼어서 말씀드릴게요. 2007년에 대선 앞두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렵에는 '이 나라를 이슬람 할랄 앞에 팔아먹었기 하나님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거다' 이런 발언들도 있었고요. 게다가 이번에 하야 발언까지.
정치적인 발언들이 그런 게 있었고 그거 외에는 '자식 5명 안 낳으면 감옥 가야 한다' 또 '세월호 추도식은 막 나와서 기뻐 뛰고 난리하지 말고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한테 해야 된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면 안 된다' 이런 발언들도 했고. 그런 게 굉장히 많아요.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 되면 목사님이 장관 한번 하실래요?' 이런 얘기를 했었다는 것도 논란이 됐고. 이렇게 기독교하고 정치를 계속 연결시키는 설교 혹은 집회에서의 발언. 이거는 어떻게 봐야 되나요?
◆ 손봉호> 그 발언들은 기독교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전한 상식에도 어긋나는 아주 수준 낮은 발언들이고요.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권이라든가 정의라든가 뭐 기본적인 복지라든가 평화라든가 아주 보편적이고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그런 것에 국한해야지 그 외에 무슨 파당 정치에 관계된 모든 발언은 사실은 교회가 금해야 합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그런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외국에서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는 정당들이 정권 잡고 집권도 하고 아주 적극적인 정치 활동도 하잖아요. 그것과는 어떻게 그러면 구분을 해야 되나요?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
◆ 손봉호> 그건 기독교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고 기독교 이름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죠.
◇ 김현정> 기독교 정신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당입니다라고 하면 적극 정치 활동해도 된다.
◆ 손봉호> 그렇죠. 그건 하나의 종교 집단이 아니고 정치 집단이고 기독교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정당을 조직하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독교회의 이름으로는 정치를 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와 같이 다종교 사회에서는 절대로 기독교 정당이 있을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러면 아주 넓은 의미의 정치.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복지를 위한 것, 인권을 위한 것. 이런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정파적인 성격을 가진 그런 적극적 의미의 정치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구분하면 됩니까?
◆ 손봉호> 그럼요. 원칙적인 거지 권력과 관계되어 있는, 정파와 관계돼 있는 것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신학계의 대원로가 지금 나오셨으니까 제가 여쭙고 싶네요. 전광훈 회장 만나보셨어요, 혹시 목사님, 교수님?
◆ 손봉호>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만약 전광훈 회장을 만나신다면 뭐라고 좀 조언해 주고 싶으세요, 한 말씀.
◆ 손봉호> 저는 좀 조용히 물러나서 회개하고 아주 건강한 시민으로 봉사하십시오. 그리고 목사직도 저는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 김현정> 목사직도 그만두셔라. 정치적인 발언하려면 그냥 아예 정치인으로 데뷔하셔서 하시는 게 낫겠다라고 권유하시는군요.
◆ 손봉호> 그렇죠. 그러나 뭐 정치인으로도 성공할 거 같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발언 가지고는 우리 정치계를 더 혼란하게 만들고 더 저급하게 만들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손봉호>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기독교계의 원로시죠. 서울대 교수와 동덕여대 총장을 지내시고 지금 고신대 석좌교수로 계세요. 손봉호 석좌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