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민생투쟁 대장정을 통해 ‘영남권 보수층’ 중심의 기존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고 판단, 중도층 확장을 위해 ‘청년’을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사랑재 앞에서 열린 '황교안×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청년 친화 행보를 보였다.
◇청년 토크콘서트, 黃 “중도층으로 스며들어가야”
황 대표는 당원과 일반인을 포함해 약 3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직접 푸드트럭에 들어가 핫도그를 만들어 판매하는 이벤트를 우선 선보였다.
이후 황 대표 자신의 가족사‧대입실패‧연애스토리 등 가벼운 주제에서부터 패스트트랙‧영수회담‧보수통합론 등 다소 무거운 현안까지 참석한 청년들과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았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당에는 청년들이 없다는 말이 있다”며 “청년 세대가 한국당의 가치에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 많기에 청년들에게 합당한 역할을 줘야 한다”고 당 차원의 청년층 포용론을 강조했다.
참석자 중에서 ‘문재인 정권에 실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엔 표를 주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황 대표는 “30%대 콘크리트 지지세력 만을 갖고는 안된다”며 “중도라고 하는 분들의 마음 속으로 스며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뛰어 넘어 한국당에 반감을 갖고 있는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해 황 대표 스스로 먼저 손을 내미는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당장 이날 행사에서부터 다수 청년들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으로 임명된 유튜버 임승호씨는 “여의도와 한국당 안에 청년 1000명을 만나는 것보다 밖에 있는 청년 1명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청년정치 개혁을 위해 청년들을 동원해 보여주는 식의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의견”이라면서도 “저는 생각을 좀 달리해 지금은 마중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청년들이 아무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나와 같이 이야기하자고 하면 기겁하고 도망갈 것”이라며 “그러나 청년들과 같이 가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당의 청년들이 선구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 전체 당협위원장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도 청년층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 청년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행사를 열겠다며 ▲매월 2회 청년행사 개최 ▲청년정치캠퍼스Q 모집 ▲각 대학 한국당 청년지부 개설 ▲청년 부대변인 선발 발표 등을 제시했다.
당내 일각에선 청년층으로 확장성을 거론하기 이전에 ‘막말 사태’ 방지와 ‘당 지도부 희생’ 등 내부 단속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한 청년 당협위원원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세월호 등 막말 파문이 있을 때마다 지역구에서 표가 뚝뚝 떨어지는 걸 느낀다”며 “몇몇 인사의 막말로 인해 현 정권의 무능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회적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층을 고려해 세월호 또는 헝가리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 언급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민경욱 대변인의 ‘헝가리 참사 골든타임’ 막말이 논란이 된 바 있다.
내년 총선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험지 출마 등을 통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대표에 대해 “종로 출마가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총선을 진두지휘 하기 위해선 그 정도 결단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토크콘서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준비들을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당에서 원하는 일이라면 제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당 입장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