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수배 '최순실 집사' 잡혔다…네덜란드서 송환 추진

'헌인마을 개발비리' 연루돼 기소중지…국정농단 관여 의심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이 네덜란드 당국에 전격 체포됐다. 검찰은 윤씨를 조속히 송환해 관련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1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인터폴에 체포됐다.

독일 국적인 윤씨는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헌인마을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2017년 12월 윤씨를 기소중지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였다. 법무부는 조만간 네덜란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방침이다.


윤씨는 박 전 대통령을 움직여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이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사업지구로 지정받도록 해주겠다며 부동산개발업자 황모씨로부터 거액의 청탁성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윤씨와 공모해 착수금 명목으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한모씨는 이미 지난 4월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억5천만원이 확정됐다.

헌인마을 개발비리 수사 과정에서 개발업자의 청탁이 윤씨를 거쳐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 국토교통부에 차례로 전달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최씨는 2016년 4월 윤씨에게 '부탁한 건 지금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헌인마을 뉴스테이 사업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혀 있다.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는 네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윤씨는 최씨의 독일 현지 재산을 관리하며 생활 전반을 돕는 등 사실상 집사 역할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윤씨의 아버지를 '삼촌'으로 불렀고 독일을 방문할 때마다 통역을 맡기는 등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김창진 부장검사)는 윤씨가 헌인마을 개발비리뿐 아니라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지원 등 국정농단에 상당 부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네덜란드 당국에 구금된 윤씨의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윤씨가 현지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송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가 삼성과 최씨 사이의 '말 거래' 과정에 관여하고 이와 관련한 범죄수익 은닉에도 가담한 정황이 나와 있는 상태"라며 "조속히 국내로 송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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