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고 씨의 진술과 수사를 통해 훼손한 시신을 제주도외 3곳에 버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5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 씨에 대해 기존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 외에도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를 추가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 씨가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여러 장소에 걸쳐 버린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이 유가족에게 수사 상황을 설명한 내용과 경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경찰이 고 씨가 시신을 버린 것으로 확인한 곳은 제주항~완도항 항로, 전남 완도군 바다,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집 인근 등 모두 3곳이다.
앞서 고 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펜션에서 강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무언가에 담은 뒤 차에 싣고 27일 낮 12시쯤 펜션을 빠져나왔다.
이후 28일 오후 6시 30분쯤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추가로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구매했다. 훼손된 시신과 청소 후 생긴 쓰레기 등을 봉지에 싸서 가방 등에 나눠 담았다.
2시간 뒤인 오후 8시 30분쯤 제주항에서 훼손된 시신 등을 차에 실은 채 완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일차적으로 시신 유기가 이뤄진 것은 배에 오른 뒤 1시간이 지나서다. 고 씨가 훼손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몇 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선상 폐쇄회로(CC)TV 영상에 담긴 것이다.
이후 완도항에 내린 뒤 차틀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완도군 바다에 버렸다. 고 씨가 차에 미처 버리지 못한 시신 일부가 남아 있어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마지막은 고 씨가 배에서 내린 뒤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집에 갔을 때 이뤄졌다. 경찰은 고 씨가 무언가 담긴 봉지를 버리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로 3곳을 특정했지만, 향후 수사 과정에서 그 장소는 바뀌거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고 씨가 강 씨의 시신을 훼손해 여러 장소에 걸쳐 버린 만큼 시신 수습에도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의 요청으로 제주해경은 첫 번째 시신 유기 장소인 제주항~완도항 항로를 중심으로 2일부터 해상 수색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사체는 없다.
해경은 수색 나흘째인 5일에도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300t급 1척, 피정 2척, 구조정 1척과 헬기 1대를 투입했다.
또 경찰은 나머지 유기 장소인 완도군 바다와 김포시 집도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 남동생 A 씨는 "현재 형의 머리카락조차 찾지 못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형의 시신을 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달라"고 해경과 경찰에 호소했다.
지난 2017년 이혼한 고 씨는 애를 보여주지 않는 등의 문제로 피해자와 갈등을 겪다 2년 만에 피해자에게 아이를 보여주겠다고 불러낸 뒤 살해했다. 경찰은 1일 살인 혐의로 고 씨를 충북 청주시의 주거지에서 긴급체포 했다.
경찰 수사 결과 고 씨는 범행 전에 미리 흉기와 절단도구 등을 구입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살인도구'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하는 등 계획범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 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사건 현장에서 어떻게 범행이 이뤄졌는지 혈흔 형태를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