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와 반대파는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를 두고 강하게 맞붙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당권파인 이찬열 의원이 바른정당계 이혜훈 의원을 향해 '양아치'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의총은 시작부터 하태경 최고위원 윤리위 상정과 관련 내홍이 불거졌다. 하 의원은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으로 윤리위에 징계안이 상정된 바 있다.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하 최고위원의 어르신 폄하 발언은 도를 넘는 막말"이라며 "이번 사안을 단호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 지도부를 이끌 오신환 원내대표는 친손, 반손 이야기를 하며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오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아니다. 앞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혜훈 의원은 "이찬열 의원은 징계 면제돼야 하고 하 최고위원은 징계돼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하 최고위원의 발언은 해당행위로는 볼 수 없고, 본인 스스로 3번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다"고 맞섰다.
이찬열 의원이 유승민 전 대표를 향해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윤리위에 제소됐다가 징계안이 기각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은 또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 사조직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우두머리"라며 "애당초 이 자리에 오면 안 될 분이었다. 이찬열 의원도 그 사조직의 이사 아니냐"고 강조했다.
바른정당계 지상욱 의원 역시 "자괴스러운 표현이지만 (당은)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시다바리'가 아니다"라며 "이는 막말이 아니다. 엄연히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라고 말했다.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런데 이후 이찬열 의원이 의총장을 나서며 '양아치'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이혜훈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손 대표에게 "이 의원은 손학규 복심으로 알려진 사람"이라며 "손 대표가 가만히 있으면, 이런 행보(양아치 발언)가 손 대표와 연계가 돼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엄하게 정리를 해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욱 의원 역시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찬열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이찬열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당권파와 반대파 간 의견이 갈리는 혁신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손학교 대표 측은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를, 유승민·안철수계 등 반대파는 '정병국 전권 혁신위'를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계 김수민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가 혁신위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바른미래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며 "혁신위 구성안에 관한 안건을 원내대표에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계 유의동 의원 역시 "혁신을 가로막는 그 어떤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차원에서 전권 혁신위를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퇴진 여부 등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혁신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손 대표 측은 "당 대표의 퇴진을 혁신위에서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의총은 약 1시간40분간 진행됐으나, 결국 혁신위에 대한 시급성에만 공감대를 이뤘을 뿐, 혁신위 권한 등과 관련한 이견은 좁히진 못했다.
김수민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수 의원들이 혁신위의 시급성과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올해 여름 안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고, 손 대표도 정병국 의원과 함께 외부 인사 등 혁신위원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