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알 수 없다" 인천 7개월 영아 사망 '미스터리'

경찰, 정확한 부검 결과 한 달 이상 걸려
부부 통화 내역·아파트 출입구 CCTV 영상 분석

(그래픽=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7개월 된 여자아이의 사망 원인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알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사건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4일 최근 아파트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된 A(1)양의 시신 부검 결과 "사인 미상"이라는 국과수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경찰에 "숨진 아이의 발육 상태는 정상이고 신체 외부에 긁힌 상처가 사망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사망에 이를 정도의 외력에 의한 골절이나 함몰 등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더 자세한 부검 결과는 밝힐 수 없다"며 "정확한 A양의 사인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를 받아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 부검 결과는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우선 A양 부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부의 통화내역을 비롯해 아파트 출입구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또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B씨 부부에게 사체유기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 법리를 검토할 계획이다.

A양은 지난 2일 오후 7시 45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됐다.

곧바로 112에 신고한 A양 외할아버지는 "딸 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찾아갔더니 손녀 혼자 있었고 숨진 상태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서 A양 부모인 B(21)씨와 C(18)양은 "지난달 30일 오후에 딸을 재우고서 1시간 반쯤 마트에 다녀왔다"며 "귀가해보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후 분유를 먹이고 딸아이를 다시 재웠는데 다음날(31일) 오전 11시쯤 일어나 보니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B씨는 "사망한 아이를 보고 무섭고 돈도 없어서 아내를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다른 친구 집에 가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 부부는 8개월 된 시베리안 허스키와 5년 된 말티즈를 각 한 마리씩 키우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이들 부모의 A양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7일 오전 8시 22분쯤 한 이웃 주민은 "아기가 집밖에서 유모차에 타고 혼자 울고 있다"며 "집을 두드렸는데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고 112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은 B씨 부부를 계도 조치하고 A양을 인계한 뒤 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