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안 놓아"…기대 높아진 다뉴브강 하류

한시도 앉지 않는 에르치 공무원
아도니 경찰관들, 무전기 주목
"주민 모두 관심"…성과 나올까?

3일(현지시간) 오전 유람선 침몰 지점으로부터 약 30km떨어져 있는 에르치(Ercsi) 강가. 마을 공무원이 망원경을 들고 강가를 살피고 있다.(사진=김재완 기자)
헝가리 유람선 사고 발생 엿새째에 접어든 3일(현지시간), 실종자로 추정되거나 확인된 시신 2구가 잇달아 발견되는 등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유람선 침몰지점인 부다페스트 마르기트 다리 주변은 물론이고 다뉴브강 하류 일대에서도 현지인들이 작업에 선뜻 나서거나 성과가 있기를 두손 모아 기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부다페스트에서부터 승합차로 1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곳은 다뉴브강 하류 30km 부근 에르치(Ercsi)마을.

이 마을의 수질관리 담당 공무원 가쉬파르 처버(52)씨는 물줄기가 가장 잘 보이는 강 둔치 앞에서 망원경을 들고 있었다. 그는 기자가 지켜본 30여분 동안 한시도 자리에 앉지 않고 강가를 오갔다. 혹시 떠내려 온 시신이나 유실물이 없는 지 살피고 있었다.

그는 사고 이후 매일 12시긴씩 교대로 강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주말 새 나아진 '작업조건'에 한껏 기대가 부푼 모습이다.

그는 "어제보다 수위가 상당히 많이 내려가 40cm 정도 낮아진 것 같다"며 "날씨도 맑아져 강가에 떠다니는 나뭇가지 등도 더 잘 보이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처버씨는 "혹시 옷이나 떠내려 오는 것이 있으면 바로 멈춰 세워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터뷰 중에도 강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에르치보다 15km쯤 더 남쪽에 있는 마을 아도니(Adony)에서 현지경찰들은 쉴 새 없이 무전을 하며 강을 감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어떤 상황이냐고 묻자 수위가 떨어진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강 바닥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강변마다 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온 경찰들이 강 수색 작업을 보조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하류 수색 작업 곳곳에 난관이 남아 있다. 현재의 수심이나 유속, 시계가 여전히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아도니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시몬 페렌츠(69)씨는 "원래 강 상태가 좋으면 아래로 2m 깊이까지 보일 정도인데, 강물이 불고 비가 많이 와서 이렇게 흐려졌다"고 말했다.

지난 1주일 간 호우로 여전히 수심은 높고, 유속도 빠르다. 아도니에서 만난 유디트씨는 "지난 이틀 동안 수심이 내려갔어도, 아직 물이 평소보다는 매우 높은 상태"라며 "사고 소식을 들은 뒤 매일 강을 유심히 보지만, 특별한 물체가 보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민 모두 수색 작업에 관심을 모았다"며 웃어 보였다.

어려운 상황 속 이같은 노력과 기대들이 모아진 가운데 강하류 수상수색에서 실종자 발견 등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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