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0일 개봉한 기생충은 전날까지 4일 만에 누적관객수 336만 7382명을 기록했다. 특히 토요일이던 1일에만 112만 6568명을, 이튿날인 2일에도 99만 5082명을 동원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부잣집 박사장(이선균)네 고액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그렸다.
이를 통해 극심한 빈부격차 문제를 꼬집는 '기생충'은 최근 막을 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면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이날 "'기생충'의 개봉 첫 주 누적관객수 336만여 명은 비슷한 시기 개봉작 가운데 최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2일 개봉했던 '독전'(누적관객수 506만 명)은 개봉 첫 주 181만 명을 동원했다. 앞서 2016년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박찬욱 감독 작품 '아가씨'(그해 6월 1일 개봉·누적관객수 428만여 명)는 첫 주 181만 명을 모았다.
특히 '기생충'의 개봉 첫 주 흥행 기록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형호는 "지난해 6월 6일 개봉했던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누적관객수 566만여 명)은 첫 주 322만 명을 동원했는데, '기생충'은 이를 넘어섰다"며 "칸영화제 수상작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흥행 스코어를 보였다는 것은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기생충'의 흥행은 신드롬으로 불러도 무방해 보인다. 지난 2013년 6월 5일 개봉해 10대들 사이에서 거센 재관람 열기를 낳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은밀하게 위대하게'(누적관객수 695만여 명)와도 비교되는 까닭이다.
김형호는 "기생충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개봉 첫 주 관객수 349만여 명에 육박한다"며 "칸영화제 수상 자체보다도 관련 뉴스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칸수상작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층까지 움직이고 있다"고 봤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뉴스의 시너지 효과가 이 시기 극장가에서 '기생충'의 이례적인 흥행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