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오는 10일~17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미 의회 및 전문가 등과 간담회와 면담을 통한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섭 비대위원장(에스엔지 대표이사) 등 총 8명으로 이뤄진 이번 미국 방문단은 오는 11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브래드 셔먼 위원장이 개최하는 '개성공단 설명회'를 시작으로 미국평화연구소(USIP)와의 간담회 등 일정이 잡혀있다. 방문단은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과의 면담 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치 논리를 배제한 기업인들의 관점에서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재개 필요성을 집중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정기섭 위원장은 "마냥 수동적 입장에서 정부만 믿고 기다리기 보다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개성공단 재개에 작은 보탬이라도 된다면 노력해야 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번 미국 방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미국 방문은 기업인들이 자비를 들여 추진한 것으로 우리 정부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기업인들은 정부가 지난 달 17일 시설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직까지 수락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직접 가서 설명도 하는데, 이번 방문을 단순 시설점검 목적이라 승인을 안 하고 있다면 그것은 (북측의) 오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개가 없는 설비 점검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현 상황에서 공단 재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재개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며, 이번 미국 방문은 공단 재개를 위한 첫걸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측 당국도 조속히 방문을 승인해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인들은 그러나 북측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조건없는'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밝힌 이상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