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산물 수입 금지지역 홍보?…'집사부일체' 구설

2일 배우 이서진과의 아오모리 여행기
아오모리현,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8개 지역에 포함

(사진=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해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예능프로그램이 정부의 수산물 수입금지 지역 중 1곳인 아오모리현을 청정 지역인 것처럼 소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는 배우 이서진을 게스트로 일본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들이 떠난 곳은 일본의 아오모리다. 이서진은 과거 MBC 드라마 '이산'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을 때 일일 명예지사직으로 위촉돼기도 했다. 또 과거 백제 도자 기법을 이어온 스승을 이곳에서 만나 도자기 수업을 받았던 일화도 공개했다.

제작진은 이서진의 '츤데레' 매력을 부각하며 멤버들과의 알콩 케미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지만, 문제는 지역이었다.

이들이 떠난 아오모리현은 일본 혼슈 북쪽 끝에 위치한 지역으로 푸른 숲(靑森)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물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환경 문제가 대두됐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치바, 미야기, 이와테, 아오모리)의 일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2013년 전면 수입금지 조치로 강화했다.


이후 일본은 이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한국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지난 4월 2심에서 이를 뒤집고 승소했다. WTO는 한국의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타당하다고 봤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한국산 수산물의 검사를 강화하는 등 현재 보복성 조치를 내렸다.

환경단체들이 지난달 4월 공개한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의 농수축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에 따르면 야생육 44.6%, 농산물 18.1%, 수산물 7.0%, 기타 가공식품 2.5%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특히 한국이 수입금지 조처를 내린 지역의 수산물 세슘 검출률은 7.3%로 나머지 지역(0.8%)보다 9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들 지역이 아직까지 방사능 물질에 대한 위험도가 남아 있으며, 환경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 아오모리를 청정 지역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에 대해 대중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방송에서 육성재가 "아오모리에서 바다낚시가 유명하다"고 말한 것과 같은, 환경문제를 간과한 발언이 등장한 점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대중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금지 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을 연예인들이 '안전하다'는 식으로 대놓고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집사부일체' 방송 속 소개된 아오모리 여행은 이곳의 유명 관광지들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게스트로 이서진이 섭외 되고 이서진과 아오모리와의 과거 인연을 바탕으로 행선지가 정해진 것으로 보이며, 방송 또한 큰 틀에서 줄거리가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아오모리가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 지역 중 하나임을 확인하지 못한 공교로운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 속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면 다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SBS측은 일단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날 방송은 가구 시청률 8.8%(수도권 2부/닐슨 코리아 기준)로 지난주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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