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사고 닷새째인 2일 낮 1시(현지시각)쯤 허블레아니 침몰현장에서 강 하류 쪽으로 3km쯤 떨어진 한 유람선 선착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7시간 뒤에 출발하는 유람선 표를 끊다 매표원으로부터 예상 밖의 답을 들었다.
그는 "이제 만석이 됐다"며 "150명이 타는 배인데 마지막 3자리를 끊으셨다"고 했다. 유람선 사고에 아랑곳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 영향을 받아 하루는 쉬었다"며 "침몰 현장 800m 밖으로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항 직전에는 담당 직원이 직접 유람선에 올라 안내사항을 전했다. 별도 방송 장비 없이 육성으로 말한 데다 파도소리까지 겹치면서 잘 들리지 않았다. 또 속사포처럼 워낙 빠르게 읊어댄 탓에 어렵사리 귀 기울여 봐도 공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2분 동안 10개에 가까운 언어를 차례로 사용했다. 우리말은 없었다.
오후 8시 20분, 드디어 출발했다. 안전띠를 착용하기 위해 찾아봤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3분 뒤 직원이 자리를 돌며 음료 주문을 받았다. 대부분은 와인이나 맥주를 받아 마셨다. 배에서 술을 판매하거나 마시는 게 헝가리법상 불법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몇몇 여성 승객들이 한손에 와인잔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다소 위태로워 보였다.
유람선 주변에 다른 배가 접근하는 모습은 여러 차례 목격됐다. 한 번은 보트 한 대 들어갈 정도의 거리까지 가까워진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대형 크루즈선은 아니었던 터라 배가 흔들릴 만큼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또 길이 5m쯤 되는 고목이 수면 위에서 남쪽으로 둥둥 떠다녔다. 하지만 관심 갖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침몰 현장과 가까운 국회의사당 앞을 지날 땐 갑판에 있던 승객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선상에서 5m 앞을 지나가는데 '실례합니다(Excuse me)'라는 말을 5번이나 해야 했다. 일부는 배 안쪽을 향한 계단 난간에 위험천만하게 걸터앉기도 했다.
그렇게 가던 유람선은 인양을 위해 정박 중인 대형 크레인이 있는 곳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다다르자 뱃머리를 돌렸다. 이 크레인은 침몰 현장에서 남쪽으로 300m쯤 떨어진 곳에서 작업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후 투어는 출발한 지 45분 만에 끝났다. 나올 때 보니 다음 시간대인 9시 출발 유람선을 타기 위한 이들이 100명 가까이 줄을 서 있었다.
물론 유람선 영업이 지역 경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운행을 끝없이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수색 작업이 더딘 가운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이들에게는 야속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