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인연은 의외의 곳에서 시작됐다. 오디션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보내는 음성 메시지가 그것이었다. 불합격이어도 연락을 주지 않아서 새로운 연극에 들어가는 것도 망설여지고, 먼저 전화해서 불합격인지 물어보기도 어려우니 적절한 때에 꼭 연락을 주라는 배우 김뢰하의 이야기를 듣고 남긴 것이었다.
3년 후 두 사람의 희비는 엇갈렸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반칙왕'(2000)은 흥행에 성공했으나, 봉 감독의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는 관객수가 저조했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송강호는 '플란다스의 개'를 보면서 어떤 장면에서 빵 터졌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당시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쓰고 있던 봉 감독은 송강호에게 시나리오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정말로 '살인의 추억'에 합류했을 때 송강호는 봉 감독이 5년 전 남긴 음성 메시지를 언급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다큐멘터리가 오늘(3일) 밤 MBC에서 방송된다. MBC스페셜은 6년 전 방송됐던 '감독 봉준호'를 바탕으로 봉 감독 영화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을 준비했다.
이번 방송분에는 봉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기생충'의 캐스팅 비화, 제작기, 칸영화제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4편을 함께하며 봉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와의 인연도 전한다.
MBC스페셜 '감독 봉준호' 편은 평소보다 5분 빠른 오늘(3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