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멤버는 서구 언론이 방탄소년단을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와 비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방탄소년단 그 자체로 각인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탑승 유람선 침몰 사고에는 깊은 애도를 표했다.
방탄소년단은 1일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재진과 만났다.
멤버 제이홉은 "모두 기대하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했다. 일단 굉장히 영광스럽다"며 "마음가짐에 변화는 없다. 늘 공연을 사랑하고 좋아하던 아티스트로서 최선 다하며 이 역사적인 곳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써보겠다"고 말했다.
슈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이곳에서 경기하던 걸 봤다. TV로만 보던 공연장에 서게 돼 신기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방탄소년단의 유럽, 북미 진출이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라 부를 만큼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몸을 낮췄다.
슈가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고 꿈꿔본 적도 없던 일이 현실이 됐다. 아직도 꿈에서 사는 기분이다. 먼 나라 한국에서 시작된 K팝 문화를 사랑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초로 하는 일이 많아 부담감도 있지만 잘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는 게 우리 역할인 것 같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분들이 한국문화를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맏형 진은 "언어라는 게 사실 굉장히 배우기 힘든 것 아니냐"며 "우리 음악을 듣고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많은 분이 우리 언어를 배우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협업하고 싶은 영국 뮤지션이 있냐는 질문에 뷔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를, RM은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를 꼽기도 했다.
'21세기 비틀스'라는 수식어에 대해 멤버들은 영국 취재진을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단어를 골라 답을 이어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미국 CBS 인기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출연, 비틀스를 오마주한 의상과 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기자회견장에 입고 온 정장이 비틀스를 연상시킨다는 질문에 멤버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슈가는 "오늘은 톰 브라운(미국의 패션 브랜드)을 입었다. 21세기 비틀스라는 말씀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비틀스 선배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저희는 21세기 BTS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 웸블리도 웸블리지만 앞으로 저희가 발표할 음악과 무대, 콘서트에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RM은 "우연히 비틀스와 BTS의 철자가 비슷하다 보니 미국 CBS 콜베어 쇼에서 존경을 담은 오마주를 해보자고 했다. 일단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자체가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현대 아티스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틀스와 단 한 번이라도 비견된다는 게 과분하다.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겸손해지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되새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2일 오전 3시30분) 열리는 콘서트는 네이버 브이라이브(VLIVE)에 유료로 생중계된다. RM은 "세계 반대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공연을 전 세계에 고화질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이고 이례적인 일"이라며 "저희도 그 부분에 고무돼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RM은 이날 콘서트 관련 질의응답에 앞서 "헝가리에서 우리나라 관광객분들께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셨다"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실종자분들의 하루 빠른 무사 귀환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 취재진을 비롯해 BBC, 데일리텔레그레프, 스카이뉴스 등 영국 현지언론과 일본 매체까지 100여명이 몰렸다.
방탄소년단은 영국 스포츠와 대중문화의 심장부인 웸블리에서 1∼2일 콘서트를 펼친 뒤 오는 7∼8일 프랑스에서 유럽투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