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리버풀과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풀 타임 활약했다. 생애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전, 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지만 토트넘의 0대2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토트넘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가 몸이 다소 무거운 상황에서도 간간이 번뜩였던 손흥민이다. 그래서였을까.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가 울렸을 때는 그 누구보다 아쉬워하며 눈시울이 붉어진 손흥민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대부분의 토트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허탈해하는 가운데 손흥민은 동료들의 위로를 받고 나서야 가장 늦게 일어났다. 시상대에 올라 준우승 메달을 받으러 가는 길에도 우승한 리버풀 선수 일부가 손흥민을 위로하고 포옹을 나눈 탓에 순서가 가장 늦었다.
허탈한 시상식까지 끝나고 토트넘 선수 대부분이 응원단이 있는 골대 인근에서 아쉬움을 나누는 동안에도 손흥민은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비록 패배는 아쉽지만 자신을 위해 한국에서 찾은 팬을 비롯해 경기 내내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인사였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은 역 6만7천여석 가운데 2/3가량이 리버풀 팬으로 느껴졌다. 붉은색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이들 외에도 흰색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들을 제외한 사실상 대부분의 관중이 리버풀을 응원했다.
이런 가운데 소수였던 토트넘 팬, 그 중에서도 태극기를 들고 경기 내내 자신을 응원한 이들을 손흥민은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리버풀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끝으로 2018~2019시즌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휴식은 없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는 손흥민은 3일 소집하는 대표팀 동료들보다 하루 늦은 4일 저녁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7일 부산에서 열리는 호주전,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란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