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마치고 "힘든 경기였지만, 형들이 많이 뛰어준 덕분에 승리했다"면서 "조별리그 세 경기 모두 잘한것 같다. 최대한 노력했으니 모든 경기에서 아무런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오세훈(아산)과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강인은 지난 두 경기보다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 맹활약하며 2-1 승리와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다.
전반 42분 왼발 '택배 크로스'로 오세훈의 헤딩 선제골을 끌어냈고, 후반엔 조영욱(서울)이 기록한 결승골의 시작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이 고전했던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떨쳐 기대주 명성을 입증한 이강인은 첫 공격 포인트까지 올리며 16강 진출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한 이강인은 늘 그렇듯 '형들'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형들이 집중을 잘 해줘서 좋은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고, 득점도 나온 것 같다"며 "제 개인에 관해 얘기하기보다는, 팀 전체가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조)영욱이 형과 저의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형이 잘 뛰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는 게 고맙고, 그래서 저도 더 뛸 수 있다. 그냥 고맙다"고 덧붙였다.
그는 '크로스가 의도대로 간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그건 제가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각자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에서 지낸 만큼 스페인어에 능통한 그는 경기 중 아르헨티나 선수들과의 신경전으로도 팀에 보탬이 됐다.
이강인은 "신경전에서 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말을 할 줄 아니까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며 "형들도 할 수 있다면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전할 수 없는 거친 말도 포함됐느냐'는 질문엔 "그런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볼 키핑에 대한 칭찬이 나오자 "되든 안 되든 시도하며 팀에 도움이 되도록, 승리에 가까워지도록 플레이하고 싶다"고 강조한 이강인은 형들과 '즐거운' 다음 경기를 기대했다.
그는 "즐기면 힘들지 않다. 즐거우면 덜 힘들다"며 "다음 경기도 그러고 싶다. 후회 없이 하고 싶다"며 일본과의 16강전을 정조준했다.
한·일전 중요성을 알지만, 이강인의 각오는 담담했다.
그는 "일본도 다른 팀과 똑같은 팀이다. 다른 경기와 다르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늘 그렇듯 집중하며 준비한 대로만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