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침몰]"기상파악하라"는 가이드북, 현지에서 유명무실

한국여행업협회 발간 가이드북, "현지기상 상태 파악해야"
"소형선박에는 반드시 구명조끼 등 입고 탑승해야"...여행사 준수 의무 주목

출처: 한국여행업협회에서 발간한 '여행업 안전관리 가이드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현재 우리 국민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상태인 가운데, 사고가 나기 전 안전관리가 제대로 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여행업협회에서 발간한 '여행업 안전관리 가이드북'을 일종의 해외여행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내용이 부실하거나 현실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적용될 수 있겠느냐는 무용론이 제기된다.

여행업 안전관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재난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사항을 여행업자가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가이드북 제2장 '대응방안' 편에 따르면 여행 시 수상활동을 할 경우 출발 전 수상활동 장소의 위험요소(깊이·조류·파도)를 확인하도록 돼 있다.

특히 안전장비(구명조끼·구명튜브)가 구비돼 있는지, 현지 기상상태를 파악했는지도 사전점검 대상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 31일 오전(현지시간)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광일 기자)
이번 헝가리 선박 침몰 사고 며칠 전부터 현지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내리는 날씨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수심도 깊어지고 유속도 빨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따라서 일단 여행사 측이 이같은 기본 안전수칙을 제대로 인지하고 점검했는지가 관건이다.

이 가이드북의 '해외재난 대응요령'에는 선박사고에 대한 항목도 두 페이지 가량에 걸쳐 기술돼 있다. 소형선박에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탑승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사고 선박 탑승자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유속이 빠른데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아 결국 7명 사망, 19명 실종이라는 큰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가이드북에는 이외에도 선장 등의 지시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탈출해야 한다는 등 상식적인 내용이 기술돼 있을 뿐이다. 선박 사고시 물에 뛰어들어야 할 때는 '안전하게 입수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머리부터 보호하고 다리부터 입수하는 자세를 통해 충격에 대비하기' 등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크루즈선과 충돌해 갑자기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가이드라인은 현실적으로 유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여행의 경우 사실상 철저한 안전관리·감독이 국내보다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그만큼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는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해외여행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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