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침몰] "동료가 실종자로…" 헝가리인들 추모 물결

실종 가이드 동료 "잠 이루지 못할 지경"
촛불·조화·편지까지…추모공간 '북적'
자정 이후 별다른 수색작업 없어

30일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지점인 머르기트 다리 아래 강변에서 사망자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우리 국민 포함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가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현지인들도 현장을 찾아 추모에 마음을 더했다.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 현지가이드의 직장 동료들은 31일 오전(현지 시각 30일 밤) 사고가 발생한 부다페스트 두나우(다뉴브) 강가로 나왔다.

선박 전복 지점 100m 앞 강변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난 헨리에타 몰나르씨는 "어젯밤 처음 사고에 관해 들었을 때부터 깜짝 놀랐다"며 "그러다 같이 일하던 동료가 실종자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상이 너무 안 좋았던 어제 같은 날에는 운행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면서 "너무 안타깝고 유가족들에게 유감(sorry)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현장을 찾은 오마켈 스질비아씨는 "평소에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사람들을 많이 알아왔다"면서 "동료 한 사람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 같아 아주 힘들다"고 밝혔다.

둔치에는 현지인들이 벌써 초와 조화, 편지글 등을 올려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추모 공간 주변에는 한때 50여 명이 모여 바닥에 놓인 촛불을 조용히 밝히기도 했다.


30일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지점인 머르기트 다리 아래 강변에서 사망자를 추모하는 촛불. (사진=김광일 기자)
추모객들은 "한국에서 왔다"는 취재진의 어깨를 두들기거나 유감이라며 어깨를 두들겼다. 한참을 울었다는 현지인도 있었다.

페바이 에텔레카(70)씨는 "가슴이 미어질 듯이 아프고,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사망자들은 꼭 천국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전 4시(현지시각 30일 오후 9시)쯤 두나우강 마르기트 다리 앞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뒤따라 오던 크루즈 선박에 밀려 전복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모두 21명이 실종된 상태로 남아 있다. 실종자 가운데 한국인은 1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밤이 깊어지면서 자정 이후에는 현장에 배치된 헝가리 군함 외 잠수부 투입이나 구조선 운항 등 별다른 수색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인양선이 도착했지만 배와 연결하고 실제 연결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지켜보던 국내외 취재진도 하나둘 자리를 떠난 상태다.
(사진=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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