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목격자 "선내 작은 출입문 2개뿐, 탈출 어려운 구조"

큰 배 다가오고 '설마'하는 사이
기상? 사고 당시 비바람 부는 정도
선실 내부에서도 야경 볼 수 있어..
유속 너무 빨라..초기 구조 더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성윤(관광객·사고 목격자)

저희가 어제 이 시각에 속보를 전해 드렸죠. 그때도 생존자 7명, 사망자 7명, 나머지 실종이었죠. 그런데 지금 그 숫자에 변함이 전혀 없습니다. 배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에서 벌어진 사고기 때문에, 또 구조 작업이 바로 시작이 됐기 때문에 뭔가 좀 좋은 뉴스도 들려오지 않겠는가 기대를 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아무 진척도 없는 상황입니다.

여러분, 사고 순간으로 좀 돌아가봤으면 합니다. 늦은 시각도 아니었어요. 밤 9시였고 강 위에 배들이 많이 떠 있었다고 하는데 왜 살아남은 사람은 7명밖에 없었던 건지. 그 당시 사고 배 바로 뒷배를 타고 있던 분입니다. 조성윤 씨예요. 연결을 해 보죠. 조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조성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헝가리 여행 중이셨던 거죠?

◆ 조성윤> 네, 맞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밑
◇ 김현정> 사고 난 그 배 바로 뒤에 타고 계셨다고요?

◆ 조성윤> 근처 배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유람선 크기도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저희가 공개된 CCTV를 봤습니다마는 커다란 유람선이 작은 유람선을 들이받는. 뒤에서 쭉 밀고 가는 이런 모양의 아주 짧은 동영상이 지금 공개가 됐어요. 그 당시 사고 순간 말로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조성윤> 그 순간에 저는 9시 20분 정도에 배를 탔습니다. 그리고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타고 가다가 예정은 40분 동안 배를 타는 거였는데요. 10분에서 15분 정도 타다가 갑자기 하선 명령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부둣가에 바로 배를 대더라고요. 내리면서 물어봤죠. 왜 내려야 되냐 하니까 하는 말씀이 앞쪽에 지금 현재 어떤 배가 뒤집혔다, 지금. 전복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하선을 빨리해야 된다고 했고 그 순간부터 경찰차, 소방차. 이렇게 구조대가 오는 사이렌 소리가 많이 들렸어요.

◇ 김현정> 그러면 사고 충돌이 날 때 어떤 소리가 났다든지 쾅 부딪치는 소리 뭐 이런 소리는 전혀 없었던 거예요?

◆ 조성윤> 그런 소리는 전혀 없었어요. 그런 소리를 저희는 아무도 못 들었다고 했거든요, 그 일대의 사람들이.

◇ 김현정> 그렇다면 큰 배 2개가 부딪친 게 아니라 큰 배가 가면서 작은 배를 보지도 못하고 쭉 밀고 나가는 식으로 부딪친 거기 때문에 어쩌면 소리조차 나지 않고 그냥 뒤집힌 거라고 봐도 되겠군요.

◆ 조성윤> 저희가 다른 가이드분하고 인솔자들에게 듣기로는 큰 배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오려고 하는데 거기 사고 난 유람선에 타고 계신 분이 하는 말씀이 '저 배가 설마 우리를 치고 가겠어' 라고 했는데 치고 가버렸다. 이렇게 들었거든요.

◇ 김현정> 저 배가 왜 이렇게 오지?

◆ 조성윤> 그렇죠. '왜 이렇게 오지?' 하는 순간 밀고 가버린 거죠. 그렇게 하면서 '왜 저 배가 왜 이렇게 오지, 설마 올까?' 이렇게 했는데 계속 그 배를 밀고 가버린 거죠, 그냥. 그래서 뒤집혀버린 거고.

◇ 김현정> 그러면 그 배에 타고 야경 구경하던 분들은 큰 배가 다가오는 걸 다 보면서 사고를 당하신 거네요.

◆ 조성윤> 그럴 수밖에 없는 거죠, 어떻게 보면. 저 배가 설마 이 옆에 붙겠어? 이런 생각으로 어어 하면서 그냥 당하셨다라고 현지에서는 모두 다 이야기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이 얘기는 지금 생존자들의 증언이군요.

◆ 조성윤> 네. 어떤 생존자분이 이걸 말씀하셨고 그걸 가이드에게 전달해서 저희들한테 말씀해 주셨어요.

◇ 김현정> 아무 충돌의 소리조차 없을 정도로 큰 배와 작은 배의 충돌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그 당시에 강에 배가 어느 정도나 있었던 걸로 기억하세요?

◆ 조성윤> 제 눈에 봤을 때는 10척 이상이었어요. 수십 척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시야에 들어오는 것만 10척 이상이었다는 얘기는 다른 곳에도 떠 있는 배들이 있을 테니까 수십 척이 동시에. 그 기상 상황은 어땠습니까? CCTV로 볼 때는 기상 상황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요. 사고 당시 기상 상황.

◆ 조성윤> 저도 그 CCTV를 봤는데요. 잘 안 보이더라고요. 정확한 건 제가 겪은 정확한 기상 상황은요. 비가 엄청나게 오거나 뭐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런 느낌은 아니에요. 그냥 우산을 들고 있는데 바람은 불고 비바람이 그냥 부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폭우가 쏟아졌으면 그 야경 배를 많이 안 탔을 텐데 그 정도가 아니었다는 거죠.

◆ 조성윤> 그렇죠. 폭우가 많이 쏟아졌으면 절대로 다른 여행사들이나 이런 분들은 추진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위험해서.

◇ 김현정> 비가 그렇게 내리고 있었으면. 그러니까 폭우라고 할 정도의 비가 아니었으면 우산 들고 다들 밖에서 야경 보셨을 가능성이 크네요.

◆ 조성윤> 그렇죠. 저 또한 같이 갔던 일행들과 함께 실내에 있지 않고 밖에서 사진 찍고 영상 찍으면서 같이 있었거든요, 그냥 비 맞으면서.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안으로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 거죠?

◆ 조성윤> 그런데 제가 느꼈을 때는 젊은 분 빼고는 거의 그렇지는 않았고요. 그런데 방금 전에 옆에 어떤 일행분이 그날 비명 소리를 크게 들었었대요. 방금 전에 말씀해 주시네요.

◇ 김현정> 비명 소리 들으신 분이 계세요, 지금?

다뉴브강의 추모 물결 (사진=부다페스트 현지 김광일 기자)
◆ 조성윤> 앞쪽에서 그렇게 그 정도만 들으셨다 했고 그다음에 날씨 자체가 좀 쌀쌀했기 때문에 추우실 수 있어요, 계속 비를 맞아버리면. 그런데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이렇게 하시는 거지 밖에 계속 있지는 않았어요, 다들. 선실 내부가 통유리처럼 문도 열어지는 그런 선실이에요. 그래서 문만 열면 야경을 사진도 찍고 다 할 수 있는 그런 배였어요.

◇ 김현정> 통유리 배니까 거기서도 볼 수 있으니까 굳이 추운데 비 오는데 바깥에 안 있었던. 그러면 만약에 그게 그 상태로 뒤집힌다면 선실에 계신 분들이 나올 수는 있었다고 보세요?

◆ 조성윤>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제가 느꼈을 때 저희 배하고 완전히 많이 똑같다면 나오기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앞뒤에 문이 하나씩 달려 있어요, 밖으로 나가는 문이. 그다음에 유리창을 열어야 되잖아요. 유리창을 열어야지 또 선실, 실내 공간에서 야외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 건데 어어 하다가 갑자기 부딪치고 뒤집혀졌다면 그거 문을 열 수도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 김현정> 작은 문. 한 사람씩 나갔다 들어갔다 하는 그 정도 출입문이 있는 거군요, 어차피 배가 작으니까.

◆ 조성윤> 맞습니다. 한 사람. 딱 그 정도예요.

◇ 김현정> 딱 한 사람 왔다 갔다 하는 그 문으로 갑자기 충돌했을 때, 침몰했을 때 탈출한다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 조성윤> 제가 봤을 때는 문을 힘들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지금 같은 종류의 배를 같은 시각에 근처에서 타고 계셨던 분의 증언대로라면 그 사고 배 역시 선실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가능성. '어어어 왜 이러지' 하는 순간 침몰이 됐다는 그분들 그대로 선실 안에 갇혀서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이네요.

◆ 조성윤> 그리고 주변에서 말씀하시고 저도 생각이 똑같은데요. 유속이 상당히 빨랐기 때문에 물의 수위도 많이 높았고 그다음에 배가 많이 떠 있었고요.

◇ 김현정> 그런데 밖에 계셨던 분들 같은 경우에는 뒤집어졌을 때 물 밖으로 튕겨나왔을 것이고 근처에 배들이 많았으니까 구조가 좀 쉽게 됐을 것 같은데 그런데 왜 7명밖에 구조가 안 됐을지.


29일(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한 직후 현장 모습 (EPA=연합뉴스).jpg
◆ 조성윤> 제 생각에는 유속이에요. 비가 많이 와서 이걸 못 구했다가 아니라 유속 때문이거든요, 제가 느꼈을 때는. 강물이 정말 유속이 빨랐어요. 확실히 딱 봐도 그냥 이거 바다만큼 빠르네.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 김현정> 바다만큼 빠르네 할 정도로 물살이 빨리 흘러갔어요?

◆ 조성윤> 네. 물살이 되게 빨랐어요. 그러면 그 물살에서 사람이 빠졌을 경우에 흘러나가는 속도를 생각해 보면 한 1초에 몇 미터씩 떠내려갔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 김현정> 그 정도 유속이었습니까? 강인데?

◆ 조성윤> 유속이 상당히 빨랐습니다.

◇ 김현정> 비가 한참 동안 왔는 모양이군요, 그쪽이 지금.

◆ 조성윤> 전날부터 폭우가 내렸다고 가이드 선생님한테 들었어요, 제가 정확히 듣기로는.

◇ 김현정> 그러니까 비가 계속 내려서 이미 강의 수위가 상당히 높았고 물살도 빨랐는데 그날은 비가 폭우 정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탄 거였군요.

◆ 조성윤>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낄 때 소방차나 경찰차가 많이 왔기는 왔어요. 사이렌을 켜면서 시끄럽게 그렇게 왔는데.

◇ 김현정> 바로 오기는 왔어요, 바로 오기는?

◆ 조성윤> 바로 오긴 왔어요, 바로. 정말 빨리 오더라고요. 그 일대 소방차 다 온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강에서 사람이 빠졌기 때문에 소방차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솔직히. 배가 있어야죠, 사람을 구하려면 보트나 이런 게.

◇ 김현정> 그런 게 없었어요?

◆ 조성윤> 그런 게 충분하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다리 밑을 봤거든요, 다리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서. 그런데 그만큼 있지 않았고 그냥 유람선들이 빛을 비춰주긴 했죠, 그 일대가 어두우니까. 그 정도까지 보고 저는 왔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은 많이 투입이 돼서 구조 작업을 한다지만 지금 물살이 셌기 때문에 초반에 구조를 집중적으로 했어야 될 텐데 초반을 목격하신 분으로서 볼 때는 보트가 몇 개나 출동해서 구조 작업을 했습니까?

◆ 조성윤> 제가 봤을 때는 두세 개죠.

◇ 김현정> 두세 개요?

◆ 조성윤> 그 일대에 작은 보트는 없습니다. 작은 보트가 없고 다 유람선이에요. 큰 게 유람선이에요.

◇ 김현정> 지금 살아나온 분들 중에는 근처 배에서 구해낸 분이 몇 분 있고 자신이 알아서 수영해 나온 분들. 이런 분들만 지금 생존해 있는 것으로 이렇게 지금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귀한 증언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선생님 역시 무사히 여행 마치시고 돌아오시기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성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고 당시 사고 배 바로 뒷배를 타고 있던 여행객입니다. 역시 한국인 여행객 조성윤 씨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