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지기까지 4시간의 공백이 발생해 '늑장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사태 파악과 보고, 대통령 긴급지시까지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사고 발생 시점부터 문 대통령의 첫 지시까지의 타임테이블을 개략적으로 공개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현지 우리 공관은 사고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10시쯤(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사고를 인지했다. 오후 10시 10분(오전 5시 10분)에는 주 헝가리 대사에게 보고됐고, 현지 비상대책반이 가동됐다.
그 뒤, 본부 해외안전기획관실 내 지킴센터에 10시 45분(오전 5시 45분)에 사고가 상황이 보고됐고, 이는 즉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등 관련 기관에 전달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로부터 보고 접수를 받은 뒤 최단시간 내에 대통령께 보고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통령 보고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에 대한 보고는 오전 5시 45분과 대통령의 첫 지시가 있었던 오전 8시 사이에 수차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관저를 찾아 대통령에 대면 보고를 실시했고, 계속 상황을 확인하며 직접 초동 대처사항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 문 대통령이 우리시각으로 오전 8시쯤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구조활동',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대본 구성', '헝가리 현지에 신속 대응팀 파견' 등의 내용이 담긴 긴급지시를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릴 수는 없는 것"이라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 현지 시간이 늦은 밤 시간이었음 고려하면 조치는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인지한 시점부터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했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보고를 받으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지시가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첫 지시 이후에도 관계 장관들의 상황점검 회의 결과를 수시로 보고받았고, 오전 11시 45분에는 예정돼있던 오찬 행사를 취소한 뒤 긴급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하며, 구조 인원과 장비를 최대한 빠르게 투입해 사고 수습과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소방청·해군 해난구조대·해양경찰 특수구조단 등으로 꾸려진 신속대응팀이 현지에 급파됐고, 강경화 장관도 헝가리로 출국했다. 또 정부는 사고 대응 및 수습과정에서 헝가리 주변국들과의 국제공조도 협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7분쯤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통화하고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보고 시각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수색과 구조, 사고 수습이 급선무일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