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남자'로 불리며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 원장은 지난 13일 민주연구원이 '총선 병참기지'가 되겠다고 자처한 뒤 취임 2주 동안 파격적인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직후에는 싱크탱크 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독대 예방한 데 이어 서훈 국정원장과 따로 만난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본인은 '사적 만남'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야권에서 '공천 개입'의도라고 주장하며 국정원장 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견제를 받고 있다.
당에서도 부원장으로 재선 출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김영진·이재정·이철희 등 현역 의원 3명, 당연직 부원장인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정치기획 전문가 이근형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를 임명할 정도로 양 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부원장 5명 가운데 현역도 송언석 의원 1명으로 민주연구원보다 적다.
김 원장은 29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 복심이라고 하는 여당 주류 '핵인싸'와, 황교안 대표와 면식도 없던 야당 비주류 핵아싸인데 비교가 원천 불가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인싸는 인사이더, 즉 조직 내 주류를 뜻하고, 아싸는 아웃사이더, 즉 비주류를 뜻하는 신조어다.
김 원장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대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민주연구원과 달리, 정책이나 전략에 있어 새로운 접근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김 원장은 "한국당이 이대로는 집권하기 어렵고 집권해도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감이 있다"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한국당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나아가 대화의 대상, 응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결정 권한이 실질적으로 가장에게서 아내나 자녀들로 넘어간 시대에서 가부장적 사고로 세상을 재단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며 "그런 부분을 자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30일에는 연구원 내 '차세대 브랜드위원회'를 발족한다. 출판, 토크쇼, 현장미팅 등 당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원장 취임과 동시에 잰걸음 하며 '이슈 몰이'에 성공한 민주연구원과 달리 장거리 여정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는 여의도연구원이 그 목표대로 변화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