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경제정책, 도로 '이명박근혜'…"구조 대전환 필요"

민주노총, '문재인 정부 2년' 토론회 열어
"1년차 소득주도성장, 보수언론에 밀려 사실상 포기"
"촛불세력이 재벌 개혁과 新산업정책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경제·노동 정책이 급격히 보수화된 가운데 남은 임기 동안 재벌 개혁·공정경쟁에 집중하거나 노동-경제-복지를 재편성하는 등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집권 2년차 들어 소득주도성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이명박근혜' 경제정책으로 회귀했지만, 오히려 기존에 추진해온 정책들의 효과만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9일 '노동정책 평가 및 2020 총선 의제 기획토론회'를 진행했다.

우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1년차 노동 정책에 대해 "일자리(노동) 공약 성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2년차 성적은 "일자리 공약, 노동정책 이행이 모두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대표적 정책으로 인식되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예상했던 수준인데다 노사공이 함께 결정한 것"이라며 "보수언론이 일제히 공세에 나서면서 정부와 여당이 후퇴했지만,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준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실증적 분석이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에 대해서도 "단계적 적용 및 처벌 유예 조치가 사실상 도입 유예로 귀결되면서 노동시간 단축효과도 상쇄됐다"며 "함께 추진된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사회적 대화에 치명타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불가능하다"며 "재정 지출 확대, 소득 재분배, 경제 민주화, 초기업 단체교섭 정책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박상인 서울대 교수도 "경제구조 개혁 없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분수효과는 제한적이며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포용적 성장과 경제구조 대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박 교수는 "정부가 1년차에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사실상 포기했다"며 "2년차부터 혁신 성장, 경제 활력 제고라는 슬로건으로 박근혜·이명박 정책으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주도해온 추격형 발전전략은 한계에 봉착했고, 기존 재벌체제도 경제 블록화를 통해 경쟁을 제한하고 기술혁신과 시장 활력을 떨어뜨린다"면서 정부 역할의 대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가칭 '경제구조 고도화 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 개혁 방안을 제시하자"며 "2020 총선 의제화를 위한 개혁연대를 통해 재벌개혁과 새로운 산업정책에 대한 구체적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김성혁 정책실장도 "재벌체제와 수출주도성장 정책의 한계로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은 재벌 체제 해체와 내수 주도, 즉 소득주도성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노조 등 이해당사자의 경영참여와 산별교섭 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이사제, 산별노조 및 계열 자외사와 지주회사 간의 교섭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노동정책연구소 김성희 소장은 "일자리는 경제민주화, 복지체제 구축과 노동중시 체제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노동-경제-복지의 삼각축 재편성을 통해 노동존중국가와 일자리 책임 사회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노총 경북본부 임순광 정책국장은 박 교수의 경제구조 고도화 위원회 제안에 대해 "선거 국면에서 용어사용에 어려움도 있고, '경제구조 고도화'의 의미 정리에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ILO 핵심협약 비준과 원청 책임자성 강화, 정규직 직접고용, 생활임금 등 주장하는 것이 더 대중적인 지지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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