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한 사람에 대해 불려지고 있는 별칭이다.
여기서 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킨다.
양정철 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문 대통령 탄생의 1등 공신이지만 지난 2년 동안 야인생활을 자원했다.
양 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는 출범 초 양 원장이 대통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 왕의 남자가 귀환한지 보름이 지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최고 권력과 가장 가까운 '실세 중의 실세'의 귀환인 만큼 양 원장은 보름 동안 역대 민주연구원장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거기에는 양 원장의 거침없는 언행도 일조했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자신이 복귀한 배경을 설명할 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촛불혁명의 완성"이라며 "돌아오는 총선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총선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다른 야당으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촛불혁명의 공을 다 가로채가 결국 야당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정치행보도 광폭 그 자체였다.
16일에는 정당 정책연구원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단독으로 만났다.
18일 광화문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에게 공개적으로 정계복귀를 강력히 권고하기도 했다.
절정은 21일 서훈 국정원장과 가진 비공개 만찬이었다.
특히 양 원장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병참기지가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총선과 관련한 모종의 대화를 나눈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에서는 쏟아지고 있다.
양 원장은 동석한 기자를 언급하며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무슨 총선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느냐"며 "상식적으로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강효상 의원의 국가기밀 유출사건을 물타기하기 위해 국정원장과 양 원장의 사적인 만남을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야당에 역공을 펴고 있다.
총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적인 모임이었다는 양 원장이나 민주당의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 원장이 아무나 쉽게 만날 수 없는 정보기관 수장을 무려 4시간 동안이나 만났다는 사실을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것처럼 넘기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왕의 남자라고는 하지만 양 원장의 이런 행보는 누가봐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할 만큼 정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양 원장으로서는 앞으로 전개될 총선국면에서 자신의 위상과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여권 내 역학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의 최근 광폭행보를 보고 당장 야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 최순실의 만사'최'통의 시대가 지나가고 양정철의 이름을 딴 만사'철'통 시대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왕의 남자로서 국정원장도 쉽게 만나는 등 무소불위의 힘을 보여준데 따른 것이다.
이런 비난이 확산되는 것은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민주당이나 양 원장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 양 원장의 자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